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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왜 엉뚱한 곳 안내했나?"…"도면을 잃어버려서…"

[단독] "왜 엉뚱한 곳 안내했나?"…"도면을 잃어버려서…"
입력 2018-12-25 20:06 | 수정 2018-12-25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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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엉뚱하게 문에 소화액을 분사했다고 소방관을 탓할 수가 없습니다.

    KT 측이 통신구 도면을 소방관들에게 주지 않아서 발생한 일인데 그때 도면을 왜 안 줬냐고 물으니까 KT 측은 잃어버렸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사실이 화재 이후 열린 관계기관 회의 기록에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이어서 양소연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 리포트 ▶

    KT 아현지사 통신구에서 불이 난 지 11일이 지난 5일, 화재 진압에 참여했던 소방관계자들과 경찰, 전기, 가스 관계자 그리고 KT측이 모여 회의를 열었습니다.

    당시 회의록.

    소방당국 관계자가 설계 도면 이야기를 꺼냅니다.

    '통신구 도면이 없다고 연락을 받았다"며 '앞으로는 제출해 주면 좋겠다'고 말합니다.

    이에 KT측이 황당한 답변을 내놓습니다.

    '화재 당시 입구에 붙어있던 도면이 분실돼 찾을 수 없었다'는 겁니다.

    도면이 없으면 소방대원들에게 말로라도, 제대로 설명했으면 좋았을 텐데, 당시 상황은 그렇지 못했습니다.

    "최초 진입할 때 KT관계자가 구조를 잘못 알려줘서 진압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구조대장이 하소연하자, KT측은 "죄송하다"면서 "1,2차 방화문 통과후 구조를 잘 설명하지 못했다"고 해명합니다.

    도면도 없고 구조도 모르고 소방당국은 깜깜이 진화작업을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영주/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현장에서 바로 확인할 수 있는 정보들, 또 확인된 정보들을 빨리 빨리 제공을 해 줘야 의혹이 없을 텐데…"

    회의 말미에 서대문소방서장은 "불을 끄는데 당초 2박 3일은 걸릴 것 같았다"며 당시 겪었던 어려움을 토로했습니다.

    소방관들마저 절망적이었던 화재였지만, KT아현지사 통신구는 D등급 통신시설로 분류돼 있었습니다.

    자체적으로 점검하는 게 전부였고, 도면이나 구조도를 소방당국에 제공할 의무도 없었습니다.

    [권미혁/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의원]
    "KT가 도면 하나없이 지하구를 관리하고 있다는 건 좀 납득이 안 되고요. 중요한 지하 통신구 같은 경우는 소방에게 도면이나 구조도 같은 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KT는 두 번의 골든타임을 놓쳤습니다.

    화재감지기가 작동한 뒤에도 12분이나 지나 늑장 신고하는 바람에 골든타임을 놓쳤고, 도면 분실로 엉뚱한 곳에 소화액을 뿌리게 만들어, 두 번째 기회를 날린 겁니다.

    통신구 도면을 잃어버린 KT의 황당한 관리 부실은 결국 사상 초유의 통신 대란으로 이어졌습니다.

    화재 원인은 물론 발화 지점도 찾을 수 없게됐고 이번 KT 화재는 이제 미궁으로 빠지게 됐습니다.

    MBC뉴스 양소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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