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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위에 먹통 '도어록'...안전기준도 없어

추위에 먹통 '도어록'...안전기준도 없어
입력 2018-01-18 07:15 | 수정 2018-01-18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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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요즘에는 비밀번호를 입력하는 디지털 도어록 많이 사용하시죠?

    그런데 추운 날에 문이 열리지 않아 낭패를 보는 경우가 있다고 합니다.

    정동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주 외출했다 돌아온 권 할머니는 2시간을 문밖에서 추위에 떨어야 했습니다.

    현관문이 갑자기 열리지 않은 겁니다.

    [권 모 씨]
    "아무리 해도 안 열려요. 나갔다가 들어오질 못했어요. 얼마나 추워서 떨었는지…"

    영하 10도의 한파가 이어지면서 디지털 도어록에 결로가 생겨 안에 있는 전자 장치가 그대로 얼어붙었습니다.

    "녹여보겠다고, 드라이기를 전기 연결해서 막 한 시간을 켰나 봐요. 켜도 안되더라고요."

    [김진홍/열쇠 수리업체]
    "다 강제로 뜯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소비자가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어요."

    안에 있다가 문이 안 열려 출근도 못하고 갇히기도 합니다.

    [김 모 씨/경기도 화성시]
    "안쪽에 결로가 수증기가 많이 찼는데…모터에 수분이 들어갔다는 거예요."

    한파에 디지털 도어록이 먹통이 되는 사고는 내부와 외부의 온도 차가 큰 복도식 아파트에서 주로 발생합니다.

    하지만, 추위가 심해지면 계단식 아파트도 예외가 아닙니다.

    준공 1년 된 이 아파트는 이번 겨울에만 9세대에서 잇따라 비슷한 고장이 발생했습니다.

    노인이나 아이들만 있다가 문이 열리지 않으면 자칫 큰 낭패를 볼 수도 있습니다.

    디지털 도어록 제조업체 측은 결로 때문에 발생한 고장에 대해서는 책임이 없다는 입장입니다.

    [디지털도어록 업체 관계자]
    "(결로로) 합선이 나거나…전자제품이니까 발생할 수밖에 없는 그런 환경적인 요인이라고 보시는 게 맞죠."

    지난 2007년 만들어진 국내 디지털도어록 안전기준은 습도에 대한 기준만 있을 뿐, 정작 겨울에 결로가 발생해 물에 젖는 상황을 가정한 검사항목은 아예 없습니다.

    디지털 도어록이 도입된 지 20년 가까이 되면서 관련 시장은 매년 급성장했지만 이에 맞는 안전 규정은 여전히 20년 전 수준에 머물러 있습니다.

    MBC뉴스 정동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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