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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두드려도 멀쩡…'무용지물' 비상망치

아무리 두드려도 멀쩡…'무용지물' 비상망치
입력 2018-02-17 06:43 | 수정 2018-02-17 0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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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단단한 통유리가 있는 건물에서 불이 날 경우에 유리를 깨고 대피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소방당국은 비상망치를 비치하도록 했습니다.

    그런데 실험 결과 이 비상망치로도 통유리를 깨는 것은 쉽지 않았습니다.

    이재민 기자입니다.

    ◀ 리포트 ▶

    비상망치로 통유리를 잘 깰 수 있는지 건물에 흔히 쓰이는 18밀리미터 두께 강화 유리로 실험해 봤습니다.

    강화 유리는 의자나 소화기를 던져도 깨지지 않고, 삽이나 일반 망치로 때려도 멀쩡합니다.

    끝을 뾰족하게 만든 비상 망치로 때려봤습니다.

    유리에 흠집만 생기고, 오히려 망치가 망가집니다.

    건장한 성인 남성이, 모서리 한 곳만 집중해서 2분 넘게 때리자 그제서야 유리가 갈라집니다.

    유리가 갈라져도 파편이 강화 유리 사이에 들어가는 필름에 달라붙어 탈출하기엔 여전히 위험합니다.

    [유용호/건설기술연구원 연구위원]
    "필름에 유리가 그대로 붙어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아주 큰 힘을 주지 않으면 피난로를 확보하는 데 오히려 더 방해 요소가 될 수도 있습니다."

    소방서 자체 실험에서도 강화 유리는 소방용 도끼를 썼을 때에만 잘 깨졌습니다.

    [성동소방서 실험(지난달 12일)]
    "실컷 쳐 봐, 실컷 쳐 보고. (퍽)"

    비상 망치로는 잘 깨지지 않는데다, 어떤 규격의 망치를 비치하라는 지시도 없어 일선 소방서는 곤혹스런 입장입니다.

    [소방 당국 관계자]
    (망치 규격이나 이런 게 있는지?) "사실은, 그런 건 없습니다. 망치로 개방을 하려고 노력을 해도 잘 안 될 수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사다리차가 접근할 수 있는 건물 3층부터 빨간 역삼각형으로 피난 유리창을 따로 표시합니다.

    소방관 진입 장소를 표시해 둔 건데, 여기엔 강화 유리를 쓰지 못하도록 규정해 건물 안에서도 깨기 쉽도록 해 놓았습니다.

    MBC뉴스 이재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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