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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봉춘이 간다] 재활용품 밀려든 처리장…출근 8일 만의 죽음

[마봉춘이 간다] 재활용품 밀려든 처리장…출근 8일 만의 죽음
입력 2018-04-23 07:33 | 수정 2018-04-23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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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재활용품이 밀려든 한 선별업체에서 60대 여직원이 재활용품 트럭에 치여 숨졌습니다.

    출근한 지 불과 8일 만이었다는데 대체 무슨 일이 있었을까요?

    <마봉춘이 간다>에서 들어봤습니다.

    ◀ 리포트 ▶

    성남시의 위탁을 받아 운영 중인 재활용품 처리업체.

    점심식사를 마친 한 직원이 작업장으로 향하고 재활용품을 실은 트럭이 뒤따릅니다.

    아슬아슬하게 엇갈린 것도 잠시, 갑자기 트럭이 후진을 시작하더니 그대로 직원을 들이받습니다.

    [업체 대표]
    "(사고 차량이) 저기까지 가 있는데도 운전자는 인식을 못 했어요. 사고라는 인식을…."

    30여 미터를 끌려가 현장에서 숨진 직원은 예순 살 김금미 씨.

    이 업체에 출근한 지 8일째였습니다.

    [업체 대표]
    "(김금미 씨가) 가는 건 봤는데 차가 오는 건 못 봤거든요. 그런데 어느새 차가 와가지고 사고가 났다고…."

    사망 시각은 12시 53분으로 직원들이 점심을 먹을 시간이었지만 성남시 전역에서 재활용품 트럭들이 몰려들어 업체 대표까지 나서서 작업을 해야 했을 정도였습니다.

    사망 사고가 난 뒤 수습도 채 끝나지 않은 상황에도 차량들은 바쁘게 운행을 계속하고 사고 직전의 아찔한 상황이 또 연출됩니다.

    이달 들어 시작된 재활용품 대란 이후 상황은 더 심각해졌다고 합니다.

    [업체 대표]
    "(민간사업자들이) 수거 거부에 들어가니까 그 양을 시에서 처리 수거해야 되잖아요. 대행업체에서…. 그러니까 차량 대수가 많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거죠."

    하지만 안전관리 요원은 고사하고 제대로 된 안전교육조차 없었다는데요.

    [업체 직원 A]
    "엊그저께 사고 난 후로 전문가가 와서 (안전)교육을 한번 했어요."

    [업체 직원 B]
    "안전교육 받아본 적도 없고, 나도 그냥 사인만 하라고 해서 사인만 했죠."

    이전 업체가 위탁 운영하던 5년 전 발생한 지게차 사고를 포함해, 이 현장에서만 사망 사고가 벌써 세 번째.

    [업체 직원 A]
    "한 번은 지게차에 깔려서 죽고, 한 번은 물건 싣다가 물건이 떨어져서 깔려 죽고…."

    숨진 김금미 씨의 사연은 더 안타깝습니다.

    지난달 말 3년간 일했던 재활용품 업체에서 권고사직을 당했는데요.

    하루아침에 일자리를 잃고 낙담하던 딸의 모습이 가슴에 사무친다는 여든두 살의 노모.

    [故 김금미 씨 어머니]
    "종이를 갖고 와서, 연필하고 갖고 와서 (사직서를) 앞에다 놓고 막 쓰라고 하는데 안 쓸 수 없어서 쓰고 왔다는 거예요."

    고용보험에도 가입이 안 된 상태여서 곧바로 다시 일을 구해야 했고 출근한 지 8일 만에 누군가의 맏딸이자 네 남매의 어머니는 싸늘한 주검이 되어 돌아왔습니다.

    [故 김금미 씨 어머니]
    "좋게 죽어도 죽네사네하고, 내가 서러워서 못 살겠는데… 다 부서졌다고 나를 안 보여줘요. 애들은 가서 봐도 나는 안 보여줘…"

    <마봉춘이 간다>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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