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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 매거진] 있으면 귀찮고…없으면 아쉽고…'동전' 어쩌나

[투데이 매거진] 있으면 귀찮고…없으면 아쉽고…'동전' 어쩌나
입력 2018-05-01 07:35 | 수정 2018-05-01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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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오늘부터 시작하는 한국은행의 '동전 교환운동' 포스터입니다.

    동전을 찾고 꺼내고 사용하라는 건데요.

    만드는 데 돈도 많이 들고, 거래도 불편하니 동전 쌓아두지 말고 바꾸자는 취지입니다.

    사실 동전, 있으면 귀찮기도 하고 없으면 좀 아쉬울 것도 같은데요.

    시민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현장에 나가 들어봤습니다.

    ◀ 리포트 ▶

    지난주부터 매장에서 현금을 전혀 받지 않기로 한 커피 전문점입니다.

    신용카드나 모바일 결제가 많은 젊은 층이 주 고객이다보니 계산대에서 현금이 사라져도 큰 불편은 없어 보였는데요.

    실제 이 커피 전문점 전국 매장에서 2010년 31%였던 현금 결제 비율은 작년 7%까지 줄었다고 합니다.

    [선명진 매니저/스타벅스 구로에이스점]
    "전자결제 사용률이 점차 증가함에 따라 현금 없는 매장 시범운영을 통해 신속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고 본연의 업무인 고객 중심의 서비스를…"

    대형마트를 찾은 소비자들도 열에 아홉은 카드를 쓴다는데요.

    [신재일]
    "주로 이제 카드 행사라든가 아니면 이제 포인트라든가 그런 이점 때문에 주로 카드로 하는 편이에요"

    그중에서도 특히 동전은 처치 곤란이라는 반응이 대부분입니다.

    [이연희]
    "지폐랑 다르게 부피가 있고 몇 개만 모여도 지갑이 지퍼가 있잖아요. 지퍼가 잘 안 잠기니까 두꺼워져서 사용하는 데 불편이 있고"

    [조연주]
    "사실 돈이 더럽잖아요. 더러워서 지갑에 넣어놓으면 계속 만져야 되고 짜잘한 10원짜리가 생기면 솔직히 불편해서…"

    이렇다 보니, 현금을 쓰는 건 택배를 보낼 때나 전통시장에 갈 때, 동전을 쓰는 건 종량제 봉투를 살 때나 카트를 이용할 때 정도, 거스름돈으로 받아도 가져가지 않고 기부금 통에 넣는다는 소비자가 많았습니다.

    ◀ 앵커 ▶

    한국은행은 갈수록 동전을 덜 쓰고는 있지만 여전히 국민 한 사람당 4백38개의 동전을 갖고 있고, 매년 6억 개의 동전을 새로 만들어야 한다는데요.

    아예 내후년부터는 '동전 없는 사회'를 만들겠다고 나서고 있습니다.

    보도 영상 보겠습니다.

    ◀ 리포트 ▶

    편의점에서 음료수를 사고, 현금과 함께 교통카드를 건넵니다.

    계산을 마친 점원은 거스름돈을 교통카드에 적립해 줍니다.

    잔돈을 동전으로 쓰지 않고 카드에 모아서 사용하는 '동전 없는 사회' 시범사업입니다.

    소비자들은 동전을 갖고 다니거나 보관해야 하는 불편이 사라지고, 국가적으로는 매년 동전 제조에 들어가는 600억 원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습니다.

    [차현진/한국은행 국장]
    "주화 제조비가 많이 드는 것을 좀 절감해 보는 차원에서 덜 써보는 운동을 실시하고자 합니다."

    ◀ 앵커 ▶

    야심 차게 시작한 '동전 없는 사회' 시범사업, 편의점과 백화점, 마트 등 3만 개 넘는 업체가 참여하고는 있지만 실적은 사실상 초라한 수준입니다.

    한 달에 적립되는 잔돈이 6백만 원 정도.

    사업 자체를 모르는 사람이 많았던 데다 몇백 원 받자고 카드 내밀고 적립하는 절차도 복잡하다는 게 이유였는데 그뿐만이 아니었습니다.

    보도 영상 보시죠.

    ◀ 리포트 ▶

    대상 편의점들을 돌아봤습니다.

    우선 적립 가능한 카드가 업체마다 달라 불편이 컸습니다.

    [편의점 직원]
    "OOO카드로는 적립이 안 된다고 하거든요."

    잔돈이 소액이면 아예 충전이 안 됐고

    [편의점 직원]
    "백 원은 입력이 안 되네요. (네?) 백 원은 충전이 안 되나 봐요."

    20년 가까이 영업한 동네 오락실.

    당장 동전이 없어지면 큰 비용을 들여 지폐가 들어가는 기계로 바꿔야 할 판입니다.

    최근 창업이 잇따르는 동전 노래방이나 동전 세탁소 등도 비슷한 상황.

    현금 사용이 많은 재래시장 역시 동전이 없으면 거래가 어렵습니다.

    물건값이 천 원 단위로 책정되면서 물가가 오를 수 있다는 것도 부담입니다.

    [이옥한/시장 상인]
    "동전이 없어지면 이제는 1천 원 선으로 팔아야죠. 7백 원짜리, 5백 원짜리는 없어지는 거죠"

    ◀ 앵커 ▶

    동전 안 쓰는 일, 생각보다 쉽지 않죠.

    문제는 또 있습니다.

    한국은행은 동전을 바꿀 수 있는 장소로 은행이나 우체국 등등 다양하게 써 놨지만 고개 갸우뚱하는 분들도 적지 않을 텐데요.

    이 말 믿고 집에 모아둔 동전 한가득 싸들고 은행 찾아갔다가는 푸대접받기 일쑤입니다.

    바꿔주는 시간 따로 있으니 그때 와라, 5백 원, 1백 원, 10원짜리 따로 분류해 와라, 동전 세는 기계가 고장 났다, 동전 바꿔주는 지점은 따로 있다 등등 이유도 가지각색입니다.

    분통 터져서 기껏 싸들고 온 동전 도로 집에 들고 간 분도 적지 않을 텐데요.

    당장 오늘부터 범국민 동전교환운동을 펼친다지만, 국민들 입장에선 은행에서 반기지도 않고 바꾼다고 돈을 더 얹어줄 것도 아니고 왜 굳이 교환운동에 동참해야 하느냐는 볼멘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겠죠.

    ◀ 앵커 ▶

    새 동전 만들고 헌 동전 폐기하는 데 매년 수백억 원이 든다고 하니깐 세금도 아끼고 거래도 편리해지면 좋겠죠.

    하지만 동전을 다시 쓰고 더 나아가 아예 안 쓰게 하려면 포스터 한 장보다는 더 큰 노력이 필요해 보입니다.

    투데이 매거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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