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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지자"는 말에 시작된 폭력…76%는 재범

"헤어지자"는 말에 시작된 폭력…76%는 재범
입력 2018-09-17 06:41 | 수정 2018-09-17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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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연인 사이에서 발생하는 폭행이나 위협을 뜻하는 데이트폭력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데이트 폭력의 경우 재범률이 76%에 달한다고 하는데요.

    그 실태를 서유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20대 여성 김 모 씨는 5개월 전 남자친구에게 헤어지자고 했다가 끔찍한 폭행을 당했습니다.

    옷이 찢어지고, 허벅지에 피멍이 들 정도로 맞았습니다.

    [김 모 씨/데이트 폭력 피해자]
    "저를 들어서 2층에서 떨어뜨리려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칼을 들면서 다시 한번 말해봐라. 진짜 헤어지고 싶냐…가스불을 켜고 그냥 둘 다 죽자…"

    결국 턱관절 좌상, 무릎 타박상, 눈 주위 출혈 등으로 3주간 치료받아야 한다는 진단이 나왔습니다.

    남자친구는 다른 친구들과 인터넷 방송에 나와 폭행을 자랑처럼 떠들기도 했습니다.

    [인터넷 방송/지난 8월]
    "여자만 골라 때린다 아닙니까. 이 친구(가해자)는 진짜 패요. 그게 일상입니다. 일상…"

    거꾸로 피해자인 김씨는 가해자를 피해 이사까지 했고, 지금도 공포에 떨고 있습니다.

    [김 모 씨/데이트 폭력 피해자]
    "계속 저를 따라다닐 것 같다. 이 사람이 제 뒤에 항상 있을 것 같다. 이런 두려움이 있죠."

    데이트폭력으로 경찰에 검거된 사례가 지난해 1만 건을 넘어섰습니다.

    70%가 폭행, 상해였고 성행위를 강요하거나 성추행을 하는 성폭력 문제도 연간 250건 넘게 발생했습니다.

    이별 통보에 따른 보복뿐 아니라 만나는 과정에서도 각종 폭력이 빈번하게 발생한다는 얘깁니다.

    22살 정 모 씨의 남자 친구는 성관계 영상을 찍자고 집요하게 요구했고, 거절하면 욕설을 퍼부으며 정씨를 괴롭혔습니다.

    마지못해 촬영한 영상은 결국 정씨를 협박하는 도구가 돼버렸습니다.

    [정 모 씨/데이트 폭력 피해자]
    "너는 그거(동영상) 내가 다 지웠을 거라고 생각해? (이러면서) 그 영상 다 퍼뜨릴꺼다…이렇게 말을 하더라고요…"

    이처럼 데이트 폭력의 수위는 점점 높아지고, 종류도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연령대도 낮아져 10대 청소년들 사이에서도 매년 300건 가까이 발생합니다.

    [김도연/한국데이트폭력연구소장]
    "폭력 내용이 성인과 전혀 다르지 않아요. 유튜브나 미디어 상에서 자꾸 자극적인 메시지를 받고 성평등에 대한 인식이 너무 낮아지고…"

    특히 데이트폭력의 재범률은 무려 76%.

    누구나 잠재적인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겁니다.

    미국에선 데이트 폭력 발생 초기부터 가해자를 의무체포하고 피해자와 격리하도록 연방법에 명시해놨고, 일본은 데이트폭력을 가정 폭력과 같은 수준으로 가중처벌하고 있습니다.

    [변혜정/한국여성인권진흥원장]
    "굉장히 사소화 시키는 경향이 있다. 이게 가장 어려움인데요. 그러다 보니까 내가 뭐 문제가 있나? 더 잘 해줘야 하나? 이렇게 문제를 푸는 게 가장 큰 어려움이라 생각해요."

    지난 5년간 우리나라에서 데이트폭력으로 목숨을 잃은 사람은 290명에 달합니다.

    MBC뉴스 서유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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