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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천만 원 남기려고…'활활 타는' 종잇장 패널

1·2천만 원 남기려고…'활활 타는' 종잇장 패널
입력 2018-09-27 06:37 | 수정 2018-09-27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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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공장이나 창고 같은 건물을 지을 때, 얇은 철판 사이에 스티로폼을 넣은 샌드위치 패널을 많이 씁니다.

    그런데 이 샌드위치 패널은 화재에 취약해서 불이 나면 큰 피해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정부가 피해를 줄이기 위해 철판 두께 기준을 강화했는데, 잘 지켜지고 있을까요?

    이동경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지난 7일 인천의 한 도색업체 화재 현장.

    소방관 190여 명에 소방헬기도 투입됐지만, 건물 10개 동이 손 쓸 틈도 없이 타버렸습니다.

    샌드위치 패널로 지은 창고에서 시작된 불이 주변으로 번지며 큰 피해가 난 겁니다.

    [김범진]
    "샌드위치 패널에 불이 옮겨붙자마자 10분도 안 돼 가지고 천장 전체가 벌겋게 달궈지더니 금방 탔습니다.

    두 철판 사이에 스티로폼 단열재를 붙인 샌드위치 패널은 값이 싸고, 시공이 간편해 공장이나 창고 건물에 많이 사용됩니다.

    하지만 철판이 너무 얇아 스티로폼이 불에 그대로 노출된다는 지적이 잇따랐습니다.

    스티로폼은 불이 붙으면 유독가스를 배출해 인명 피해를 키웁니다.

    이 때문에 정부는 지난 2015년부터 두께가 0.5mm 이상인 철판만 쓰도록 규정을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불이 난 공장은 그 이후 지어졌지만, 규정은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0.32짜리잖아요. 이게 종잇장 같잖아요, 만져 보시면."

    샌드위치 패널 제조업체 관계자는 비용 절감을 위해 기준 이하의 얇은 철판을 사용하는 경우가 만연해 있다고 얘기합니다.

    [업계 관계자]
    "1,000평짜리 공장 지으려면 돈이 30억 원 든다고 그러면 박물(0.3mm 제품)로 해도 돈 1,2천만 원밖에 세이브가 안 되는데, 그것 빼먹겠다고 업체들이 이런 짓을 하고 있어요."

    철판 두께에 따라 불이 번지는 속도는 얼마나 차이가 날까.

    실험을 해봤습니다.

    0.5mm 와 0.35mm 철판에 동시에 열을 가하자, 0.35mm 철판에서 철이 달궈질 때 생기는 붉은 원이 먼저 생기고 더 빠르게 퍼집니다.

    전문가들은 철판이 0.15mm만 두꺼워도 열 확산을 25% 막을 수 있다고 말합니다.

    [최병정/경기대학교 교수]
    "(얇은 철판에선)스티로폼이라든지 여러 가지 재료들이 불에 손상을 빨리 입게 되는 거죠. 건물의 변형을 증가시키고 뒤틀림이 발생하게 되고요."

    그러나 정작 규정을 만든 국토부는 단 한 번도 단속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권칠승/더불어민주당 의원]
    "앞으로 기준을 강화하는 방안, 관리시스템을 강화하는 방안이 연구돼야 할 것 같고요. 단속을 강화하는 것도 생각해봐야 합니다."

    최근 4년 반 사이 발생한 샌드위치 패널 화재 건수는 7,440여 건.

    이로 인해 41명이 사망하고 275명이 다쳤습니다.

    MBC뉴스 이동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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