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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 아이들에게 쓸 정부 예산으로 '명품 쇼핑'

유치원 아이들에게 쓸 정부 예산으로 '명품 쇼핑'
입력 2018-10-12 07:04 | 수정 2018-10-12 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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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이 지난 2014년 이후 실시한 유치원 감사 보고서를 저희 MBC가 단독 입수했습니다.

    내용을 살펴봤더니 아이들을 보살피는 데 쓰라고 지급한 정부 예산이 유치원 원장의 아파트 관리비, 수입차 유지비, 명품백 구입비 등에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특히 국립보다는 사립 유치원에 문제가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박소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경기도에 있는 환희 유치원입니다.

    3백 명이 넘는 아이들이 다니고 있는데 경기도 교육청은 지난 1월, 이 유치원 원장 김 모 씨를 파면했습니다.

    교육당국이 사립 유치원 원장을 파면한 건 사상 처음입니다.

    적발된 비리 종류만 13가지, 2년간 부정 사용한 6억 8천여만 원을 다시 내놓으라는 처분도 같이 받았습니다.

    도대체 어떤 일이 벌어졌던 걸까요?

    이 유치원 체크카드 사용 내역입니다.

    루이비통 명품 가방, 노래방, 미용실, 백화점 등 부적절한 지출이 무려 1,032건 5천여만 원.

    원장 아파트 관리비, 벤츠 등 차량 3대 유지비와 숙박업소, 술집, 심지어 성인용품점 같은 곳에까지 쓴 돈도 7천만 원이나 됩니다.

    원장 월급은 1천만 원이 훌쩍 넘는데 월급을 한 달에 두 번씩 받거나 각종 수당까지 챙겨 2년 동안 무려 4억 원이나 가져갔습니다.

    여기에 큰아들과 둘째 아들을 사무직원으로 채용하고선 월급 말고도 3천만 원 가까이를 더 줬습니다.

    모든 유치원은 법에 따라 운영자가 월급 외에 어떤 수익도 가져가선 안 되는 비영리 기관입니다.

    정부가 이 유치원에 2년간 누리 과정비로 지원한 돈은 25억 원.

    그런데 이 중 7억 원 가까이가 이렇게 원장 일가의 주머니 등으로 줄줄 새나간 겁니다.

    이곳만이 아닙니다.

    경기도 오산 예인유치원.

    유치원비를 기준보다 더 많이 인상해놓고 교육청에 신고하지 않는 계좌로 몰래 입금받은 사실이 적발됐습니다.

    이 금액만 2억 7천5백여만 원인데, 학부모들에게 돌려주라는 처분이 내려졌습니다.

    MBC는 국회 교육위원회 박용진 의원실을 통해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의 2014년 이후 유치원 감사보고서를 입수했습니다.

    비위 사실이 적발된 유치원은 1146곳.

    적발된 유치원 중 공립은 단 61곳뿐이고 95%인 1,085개가 사립유치원입니다.

    적발 유치원에 내려진 처분은 파면·해임이 각각 1건씩 2건, 정직 등 중징계가 26건 감봉·견책 등 경징계는 23건입니다.

    나머지는 경고나 주의를 받았습니다.

    MBC뉴스 박소희입니다.

    ※ 유치원 이름과 적발내용 등 상세정보는 MBC 홈페이지에 공개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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