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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보하면 블랙리스트"…눈앞 비리 보면서도 '냉가슴'

"제보하면 블랙리스트"…눈앞 비리 보면서도 '냉가슴'
입력 2018-10-16 06:12 | 수정 2018-10-16 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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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이렇게 심상치 않은 분위기에 국민권익위원회도 어린이집과 유치원의 불법, 비리에 대해 집중 신고를 받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유치원 원장들의 협박에 가까운 입단속에 혹여 일자리를 잃을까, 비리를 신고하기가 쉽지만은 않다고 하는데요.

    상황이 이런데도 권익위는 제보자에게 비리를 직접 증명할 것을 한가하게 요구하고 있다고 합니다.

    박소희 기자입니다.

    ◀ 리포트 ▶

    MBC 보도 이후, 한 유치원의 교사 단체 채팅방에 뜬 공지사항입니다.

    MBC에는 일절 취재에 응하지 말라는 것.

    딸이 교사로 일하는 유치원의 행태에 분노해 제보를 했다는 아버지는 그러나 딸의 취업 길이 막힐까 봐 조심스러워 했습니다.

    [유치원 교사 가족]
    "유치원은 다 '카르텔'이에요… 우리 딸 애가 제보를 했다는 게 알려지면 00에서는 발을 붙일 수가 없어요. 소문나면 다신 유치원 교사를 못하게 되니까…"

    비리 명단에 포함된 유치원에 근무했던 한 교사는 공개된 비리는 빙산의 일각이라고 털어놨습니다.

    [전 유치원 교사]
    "회계 사무소 쪽에서 사람을 고용해서 거의 2주 정도 함께 지냈거든요. (감사결과) 다른 유치원에 비해서는 정말 투명한 것처럼 나와 있지만… 그때 아마 잘 덮지 않았나 싶어요."

    서류 조작과 부실 급식 등 잘못된 일이 한두가지가 아니었지만 입을 열기가 쉽지 않다고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이 바닥이 좁은데 어떻게 하려고 그러냐 그런 말들을 옆에서 듣고 하니까 이게 아니라고 생각돼도 당당하게 말하지 못하고…"

    국민권익위원회는 유치원, 어린이집에 대한 신고를 받는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몇 달 전 권익위에 어린이집 원장의 인건비 착복 사실을 신고했던 한 교사는 비리 증명 서류를 직접 준비하라는 황당한 요구를 받기도 했습니다.

    [어린이집 교사/권익위 제보자]
    "(권익위가) 근무를 해야 하는 시간에 만나자고 하더라고요. 원감-총무 월급 통장 사본을 저한테 가지고 나오래요. 너무 황당해서… (일선 교사가 그게) 가능해요?"

    내부 고발이 쉽지 않은 현실에서 비난 여론에 급급해 만든 생색내기용 대책만으로는 비리 근절은커녕 비리 파악조차 어려울 거란 지적입니다.

    MBC뉴스 박소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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