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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600원' 애들 밥값까지 빼돌린 '철면피' 유치원

'2, 600원' 애들 밥값까지 빼돌린 '철면피' 유치원
입력 2018-10-18 06:34 | 수정 2018-10-18 0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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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이번 사립유치원 비리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얼마 되지도 않는 아이들 급식비까지도 손을 댔다는 겁니다.

    오죽하면 아이들 급식 수준이라는 게 적은 음식으로 많은 이들을 배불리 먹였다는 성경 속 기적과 비슷하다, 이렇게 한탄한 유치원 선생님까지 있었습니다.

    윤정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현재 유치원 급식 한 끼에 지자체는 2,600원을 지원합니다.

    여기서 조리사와 영양사 등의 인건비와 물품비가 빠집니다.

    급식비를 제 목적대로만 써도 질 좋은 식단 구성이 빠듯한 비용입니다.

    하지만 유치원들은 이 돈마저 빼돌렸습니다.

    공개된 감사 결과를 보면 급식비로 술이나 옷을 구입하거나 급식엔 사용되지도 않은 고기나 바닷가재를 산 경우도 있습니다.

    급식비 지원금을 한 푼이라도 더 받기 위해 편법도 동원합니다.

    [유치원 교사/경기도 용인]
    "출석계가 두 개가 있어요. 교육청에 보고하는 것, 선생님이 진짜 적는 것. 원에서는 (지원금을) 다 받아야 되잖아요. 결석을 해도 일단은 다 출석을 한 걸로 하고…"

    식단표만 보면 영양을 고루 갖춘 건강식이지만 아이들이 실제로 먹는 음식을 보는 교사들은 고통스럽습니다.

    [유치원 교사/경기도 하남]
    "아이들이 죽을 보면 항상 '선생님 오늘은 물죽이에요? 물밖에 없네요' 과일 샐러드라고 식단에 나가는데 실제로는 후르츠 칵테일. 그리고 콘 샐러드는 그냥 통조림 그대로. 그거였어요."

    오죽하면 오병이어, 즉 떡 5개와 물고기 2마리로 수많은 사람을 먹였다는 성경 속 기적과 다름없다는 한탄도 나옵니다.

    [유치원 교사/경기도 일산]
    "잔멸치나 견과류 그런 게 나오면 직접 아이들이 먹는 건 잔멸치 세네 마리? '오병이어'라고 하잖아요. 그런 일이 너무 많은 거예요. 비일비재한 거예요."

    하지만 현행법상 아이들에게 심각한 신체적 피해가 생기지 않는 한 부실 급식은 형사 처분 대상이 아닙니다.

    지난 2015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유치원과 어린이집에서 급식 재료 원산지를 속이거나 표시하지 않아 적발된 사례는 모두 135건.

    검찰에서 약식 기소되거나 15만 원에서 최대 100만 원의 과태료 처분을 받는데 그쳤습니다.

    MBC뉴스 윤정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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