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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에 연구비 줬더니…사실상 '쌈짓돈'

국회의원에 연구비 줬더니…사실상 '쌈짓돈'
입력 2018-10-18 06:39 | 수정 2018-10-18 0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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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국회의원들은 정책연구 비용을 세금으로 지원받습니다.

    한 해 80억 원이 넘는 돈인데요.

    사용 내역을 들여다보니 도덕적 해이를 넘어 아예 세금 도둑질이 이루어지고 있었습니다.

    서유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자유한국당 강석진 의원실은 지난 2016년 보건의료 정책 연구를 발주합니다.

    원격의료부터 장애등급제 폐지, 불법 사무장 병원까지, 보건의료 현안을 총망라한 이 연구 보고서는 당시 의원실에서 일하던 알바생 손에서 나왔습니다.

    [김 모 씨/당시 대학 3학년]
    "여름 방학이었으니까 7월, 8월 그때예요. 인터넷에서 신문기사 이런 거 보면서…"

    2016년 9월, 10월, 11월, 12월에도 달마다 2백만 원가량 연구비가 지급됐는데

    한 제약회사 입사 5년 차 주임이 2건, 해양분야 연구소 연구원이 2건을 연구한 걸로 나옵니다.

    누군지 알아보니 의원실 일을 돕던 전직 비서의 아내와 형.

    국회 예산 850만 원이 의원실 측 가족 주머니로 들어간 겁니다.

    [강석진 의원/자유한국당]
    "잘못이 있었던 모양인데 앞으로는 철저히 감독을 잘하겠습니다."

    8선의 무소속 서청원 의원은 직장인들에게 연구를 맡겼습니다.

    인사청문회 제도 개선 연구를 맡은 건 전력시공회사 과장이었고,

    [윤 모 씨/전력시공회사 과장]
    "상관없는데, (인사청문회랑 전력건설은 상관이?) 그렇죠. 그런데 그 정책에 관심이 없었던 건 아니었고…"

    북핵 위기와 대북정책 연구는 토목설계회사 상무가 맡았습니다.

    모두 의원실 보좌진의 선후뱁니다.

    [장 모 씨/토목설계회사 상무]
    "핵 쪽에 관심이 많아가지고.(혼자 독학으로 하셨단 말씀이신가요?) 네네. 요새는 많이 까먹었어요."

    민주평화당 황주홍 의원과 계약한 연구자는 아예 가짜였습니다.

    보고서를 쓴 적도, 본 적도 없다고 털어놨습니다.

    [유 모 씨]
    "제가 직접적으로 쓰지는 않았고…"
    (읽어보지도 않으셨어요?)
    "네, 그렇죠."

    받은 연구비 6백만 원은 현금으로 인출해 다시 의원실로 보냈다고 털어놨습니다.

    [황주홍 의원/민주평화당]
    "황주홍 의원실의 지금 정책 자료인데 그런 게 있었다는 게 우선 부끄럽고 또 죄송합니다."

    이렇게 연구비를 지급한 뒤 다시 돌려받은 경우는 이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자유한국당 이은재 의원실의 박 모 보좌관은 친구에게 연구용역비 1,200만 원을 준 뒤 다시 돌려받았습니다.

    연구는 안 하고 이름만 빌린 겁니다.

    [홍 모 씨/이은재 의원실 보좌관 친구]
    "이름만 빌려주고 내 통장으로 받아서 그냥 돈 돌려준 거예요. 동네 친구인데 '술 한잔 사 인마'해서 술 한잔 먹으면 끝이지 뭐…"

    [박 모 보좌관/이은재 의원실]
    "그런 식으로 편법을 썼다는 건 제가 잘못한 거죠."

    더불어민주당 백재현 의원도 대학생 입법보조원에게 연구비 500만 원을 지급했다 현금으로 돌려받은 정황이 포착됐습니다.

    [채 모 씨 / 백재현 의원실 전 입법보조원]
    (보좌관님한테 드린 거예요?)
    "어…네 그 부분은 네…"
    (그거 전부 돌려드린 건가요?)
    "네, 전부 드렸죠"
    "현금으로요?"
    "네"

    해마다 국회의원들에게 지급되는 정책연구개발비는 86억 원입니다.

    국민 세금이 의원실 가족이나 친구 등 무적격자들에게 흘러가고, 일부 횡령 의혹까지 드러난 만큼 철저한 조사가 필요해 보입니다.

    MBC뉴스 서유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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