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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군님 만찬장…'웨이터복' 병사가 '호텔메뉴' 시중

장군님 만찬장…'웨이터복' 병사가 '호텔메뉴' 시중
입력 2018-10-24 06:33 | 수정 2018-10-24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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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경북 지역 군부대 사단장이 군시설에서 친목 모임을 가졌는데 고급 호텔 수준에 술을 나른 건 전투 특기자 군 사병들의 몫이었습니다.

    개인 친목 모임을 위해서 소속 부대 장병들을 사병처럼 동원한 겁니다.

    유충환 기자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 리포트 ▶

    이곳은 육군의 한 사단이 운영하는 회관입니다.

    장병들을 위한 '복지 회관'인데요.

    그런데 사단장이 개인 손님을 대접하기 위한 용도로 주로 사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확인해 보겠습니다.

    취재팀은 전직 군 관계자와 함께 복지회관으로 들어갔습니다.

    [복지회관 관계자]
    "예약하고 오셨어요 혹시?"
    (네)

    평일 저녁 시간, 회관 내 움직임은 분주했습니다.

    그런데 가만히 보니 직원들의 머리가 짧은 게 눈에 띄더군요.

    전투복 대신 웨이터 복장을 한 병사들, 이른바 '서빙병'들입니다.

    가슴에는 계급장과 이름표 대신, 웨이터 분위기가 나는 금색 명찰을 달았습니다.

    주방에서 요리를 하고, 음식이 나오자 부지런히 옮기는 일까지 서빙병 10여 명의 몫이었습니다.

    모듬회를 들고 간 특실엔 대체 어떤 모임이 있었는지 궁금했는데, 사단장이 주관한 모임이 열리고 있었습니다.

    사단장 만찬이 있기 며칠 전,

    사단본부에서 회관으로 '만찬 계획서'가 하달됐습니다.

    '7인회'라는 모임이 있는데 사단장님 등 5명이 참석한다고 돼 있습니다.

    [부대 관계자]
    "(지역) 대표적인 사람들 같은데, 시장이라든가 청장이라든가 그런 사람들…"

    이런 식의 '특별한 만찬'은 한 두 번이 아니었다고 합니다.

    지역 '라이온스' 모임을 비롯해, '특전동지회', '전우회', '외부손님' 등 각종 모임이 있었는데 그때마다 만찬 지침이 하달됐습니다.

    메뉴도 그때그때 달랐습니다.

    연어타다끼에 칠리새우, 과메기, 떡갈비, 해파리 냉채, 마늘 보쌈, 전어회 등, 군부대 복지회관이라기보다 고급 레스토랑에 가까울 정돕니다.

    [부대 관계자]
    "위에서 하라는 대로…오늘도 행사가 있고, 내일도 행사가 있는데, 오늘은 참모장이고 내일은 사단장…"

    육군본부는 지난해 복지회관에서 민간인과 함께하는 개인적 모임을 하지 않도록 지침을 내렸습니다.

    조리사나 웨이터를 맡은 장병들은 원래 소총수 등 모두 전투 특기자들입니다.

    전투 특기자들에게 복지회관 관리 보직을 맡긴 겁니다.

    여기에 행사에 따라서는 추가로 인원을 동원하기도 했다는 게 부대 관계자의 설명입니다.

    [방혜린/군인권센터 간사]
    "복지회관은 병사들을 동원해서 사단장을 접대하라고 만들어진 시설이 아닙니다. 사단장 접대를 위해서 병사들이 차출되고 11시, 12시까지 초과 근무를 해가면서 일을 하는 것은 명백한 군 인권 침해이자 갑질에 해당하는 사건입니다."

    육군은 해당 부대의 복지회관 운영이 훈령에 어긋나거나 위법적인 부분은 없었는지 사실 관계를 파악한 후 조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유충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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