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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 현장] 매일 아침 전화 수백통…장애인 콜택시 '예약 전쟁'

[투데이 현장] 매일 아침 전화 수백통…장애인 콜택시 '예약 전쟁'
입력 2018-12-11 06:45 | 수정 2018-12-11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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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투데이 현장입니다.

    지역별로 구비된 장애인 콜택시 수가 턱없이 부족하다고 합니다.

    때문에 재활치료를 위해서 병원에 가기 위해서는 택시 잡기 전쟁이 벌어진다고 하는데요.

    고하연 리포터가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 리포트 ▶

    박소율 씨가 바쁘게 아침을 시작합니다.

    초등학생 딸과 아들에게 아침을 차려주고 준비물도 확인하고 그러다보면 어느새 알림이 울립니다.

    "오전 8시 30분입니다."

    서둘러 두 아이를 등교시키고 지금부터는 6살 막내를 위한 시간입니다.

    민준이는 9번 염색체 이상으로 인한 클리프스트라 증후군을 갖고 태어났습니다.

    지능과 언어, 근육 기능이 저하되고 얼굴도 변형되는 희귀 질환입니다.

    두 아이를 학교에 보내면 오전 8시 50분, 이때부터 민준이 엄마는 장애인 콜택시를 예약하기 위해 더 바쁘게 움직여야 합니다.

    전화 예약 접수가 딱 오전 9시에 시작하기 때문입니다.

    [박소율/클리프스트라 증후군 환자 보호자]
    "엄마 이제 전화할게. 59분이야 이제…"

    한 손으로는 휴대전화를, 다른 한 손으론 일반전화 버튼을 누르지만 좀처럼 연결되지 않습니다.

    아이를 달래가면서 전화 한 대당 100통 넘게, 모두 200통 넘게 시도한 뒤에야 드디어 통화가 됩니다.

    "어, 됐다. 아, 네, 송민준이요."

    "민준아, 엄마 예약했어. 내일 따뜻하게 차 타고 올 수 있겠다, 우리 민준이…"

    재활치료 3년째였던 올해 여름,

    "어머, 쟤 일어섰어, 발을 뗐어, 걸었어, 넘어지지도 않아… 아이가 조금, 조금씩 해나가는 모습을 봤을 때 많이 감격했죠."

    아이 상태가 호전되는 걸 보고 재활치료에 더 심혈을 기울이기로 했지만 문제는 병원까지 가는 길이었습니다.

    아이가 언제 돌발 행동을 할지 몰라 직접 운전하는 건 꿈도 못 꿨고 일반 택시에서는 수모를 겪었습니다.

    [박소율/클리프스트라 증후군 환자 보호자]
    "기사분이 아이가 소리를 지르는데 혼내지 않느냐고, 손가락질하시면서 왜 이런 아이를 데리고 차를 탔느냐고…"

    유일한 발은 장애인 콜택시였지만, 필요하다고 언제든 부를 수 있는 건 아니었습니다.

    현행법에 따라 지역별로 구비된 콜택시는 장애인 200명당 1대에 불과하고 이마저도 갖추지 못한 지자체가 많기 때문입니다.

    [뇌병변 1급 장애아 어머니]
    "전에는 저도 300통, 400통 그렇게…아빠, 저, 딸 휴대전화 3대 돌리고 그런 식으로 (예약)했었죠."

    게다가, 지금은 장애인 콜택시를 장애 1, 2등급만 이용할 수 있지만 내년 7월부터는 대상이 확대될 전망이어서 이용 경쟁은 더 심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투데이현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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