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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만세 소리 퍼져"…노래로 동토 녹였다

"조선의 만세 소리 퍼져"…노래로 동토 녹였다
입력 2019-01-01 19:52 | 수정 2019-01-01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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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이렇게 하얼빈 의거 이후에 안중근 의사가 감옥에서 숨을 거두자, 안 의사를 추모하는 노래가 만들어져서 널리 불렸다고 합니다.

    독립운동의 근거지였던 만주 일대에서는 이처럼 조국독립을 염원하는 노래들이 수없이 만들어지고 또 불렸다고 하는데, 이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세상을 떠났습니다.

    더 이상 들을 수 없을 줄만 알았던 이 노래들의 흔적을 강나림 기자가 찾아갔습니다.

    ◀ 리포트 ▶

    중국 선양에서 차로 네 시간 반 가야 하는 농촌 마을.

    1920년대 말, 만주 독립군 통합정부가 있던 곳입니다.

    한때 독립운동의 중심지였던 이 곳에서는 만주 지역에서 활동했던 독립운동가들의 흔적을 곳곳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당시 독립운동가들의 근거지였던 화흥중학교, 지금은 폐교가 됐지만, 80년 전 이 곳에선 열사들의 합창이 울려퍼지곤 했습니다.

    한 노인의 육성이 잊혀질 뻔했던 이 노래를 전하고 있었습니다.

    [故박관선(1990년 녹음)]
    "한번 불러보세요."
    "고구려 부여 미친 옛 터에 피땀의 결정 모아지은 집… 만세 만세."

    지금은 고인이 된 노인의 목소리를 남긴 사람은 조선족 사학자 전정혁 씨입니다.

    1985년부터 만주 지역 독립열사의 후손들을 찾아다니며 이들이 부르는 노래를 녹음기에 담았습니다.

    순국한 안중근 의사를 기리는 동포들의 노래, 협사가도 전 씨의 녹음기를 통해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천추와 만대로 류전한 자기의 자란 곳은 황해도라… 삼천리 강토를 한품에 안고서 조선의 부끄러움을 씻으리라."

    [전정혁/역사학자]
    "조선민족이 자기 민족의 영웅을 사랑하는 그런 노래란 말이에요. 그 노래를 한 둘이 아니고 여러 사람들이 그 노래를 부르더라고."

    입으로만 전해지다 흩어진 노래들.

    기억하는 사람을 간신히 찾아내면 그 노래는 늘 처음이자 마지막이었습니다.

    노래를 들려줬던 노인 대부분이 세상을 떠나고, 녹음테이프 속 육성만 남았습니다.

    [故김복순(1984년 녹음)]
    "우리의 선배인 안중근 선생님 원수인 이등박문 만났을 때 조선의 만세를 부르는 소리에 동서양이 환하게 비추리다."

    30여 년 간 만주를 누비며 기록한 노래는 200여 곡에 이릅니다.

    노래가 투쟁이자 위로였던 엄혹한 시절, 빼앗긴 조국을 되찾겠다는 간절함이 노래에 담겨 전해지고 있습니다.

    "전방바람이 불어오네 전방바람은 우리 전투대 소식… 동북에 원수는 흩어져 간다네."

    MBC뉴스 강나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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