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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911신고 들어보니…"피를 너무 많이 흘리고 있어"

[단독] 911신고 들어보니…"피를 너무 많이 흘리고 있어"
입력 2019-01-07 20:26 | 수정 2019-01-08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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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경북 예천군 의원들이 지난 연말에 캐나다로 해외연수를 갔다가 현지 가이드를 폭행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당시, 폭행을 당한 가이드가 911에 신고했던 통화 내용을 MBC가 단독으로 입수했는데, 신고 내용을 들어보니까 피가 나고 안경이 부러질 정도였습니다.

    뿐만 아니라, 여성 접대부가 있는 술집으로 안내하라고 요구했다는 주장도 나오면서 파문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정희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 리포트 ▶

    지난 연말 경북 예천군 의원 9명 전원은 미국과 캐나다로 열흘간 해외연수를 갔습니다.

    여행경비는 6,188만 원, 전액 군 예산이었습니다.

    12월 23일, 캐나다 토론토에서 저녁 식사하며 술을 마신 박종철 예천군의회 부의장은 "일정이 빡빡하다"며 가이드의 얼굴을 폭행했습니다.

    폭행 직후 "안경이 부러지고 얼굴에 피가 난다"며 가이드가 911에 신고한 녹취 파일입니다.

    [911 신고 전화 (지난 12월 23일 오후 6시 24분)]
    -가이드: 경찰 좀 불러주세요.
    -911: 이미 신고한 적 있나요?
    -가이드: 네, 누군가 저를 위해 신고했습니다. 앰뷸런스는 필요없습니다.
    -버스 기사 : 앰뷸런스가 필요 없다고요? 안 돼요. 피를 너무 많이 흘리고 있어요.

    신고를 말리는 군의회 관계자의 목소리도 담겨 있습니다.

    [911 신고 전화 (지난 12월 23일 오후 6시 24분)]
    -가이드: 누가 제 얼굴을 때렸습니다. 안경이 부러졌고 얼굴에 피가 납니다.
    -예천군의회 관계자 : 사과하러 왔어요. 사과하러. 끊어 보세요. 끊고 얘기 좀 하고 통화를 해.

    토론토 현지 경찰과 구급차가 달려왔고 가이드가 응급처치를 받은 기록도 있습니다.

    일부 군 의원은 여성 접대부가 나오는 술집으로 안내하라고 가이드에게 요구한 걸로 알려졌습니다.

    군의원 9명 중 7명은 자유한국당 소속, 2명은 무소속입니다.

    폭행을 한 박종철 부의장은 부의장직에서 물러나면서 자유한국당을 탈당했습니다.

    [박종철/예천군의회 부의장 (지난 4일)]
    "정말로 죄송합니다. 부의장직을 내려놓겠습니다."

    하지만, 박 부의장은 폭행 당시 술을 먹지는 않았다고 부인했고 다른 의원들도 여성 접대부를 요구하지는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변명이 이어지면서 비난 여론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아예 군 의원직을 사퇴하라는 요구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는 해외연수 폐지와 의원직 박탈을 요구하는 청원 글이 10건 가까이 올라왔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주민소환 운동에 나서겠다고 밝혔고 정의당은 연수 경비 전액 반납을 요구하는 등 지역 정치권도 비판에 가세했습니다.

    MBC뉴스 이정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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