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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키우던 곳이 폭행·성추행 사각지대로"

"꿈을 키우던 곳이 폭행·성추행 사각지대로"
입력 2019-01-09 20:09 | 수정 2019-01-09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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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심석희 선수가 4년 동안 상습적으로 성폭행을 당한 곳은 다름 아닌 모교인 한국체대 빙상장과 국가대표 선수촌이었습니다.

    운동에만 집중하기 위해서겠지만 외부와 단절시킨 환경이 오히려 은밀한 범죄의 현장으로 악용됐던 겁니다.

    이명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태릉 선수촌에서 훈련중인 쇼트트랙 국가대표팀.

    심석희의 모습은 보이지 않습니다.

    오늘 하루 휴식을 취하겠다며 외출을 신청했습니다.

    [송경택/쇼트트랙 국가대표팀 감독]
    "심석희 선수도 국가대표에 대한 의무와 책임을 충분히 가지고 있는 선수이고, 강한 선수이기 때문에 이겨내서 훈련을 잘 할거고…"

    중요 대회를 앞둔 국가대표 선수들은 합숙 훈련이 원칙입니다.

    선수 관리는 전적으로 코치진에 맡겨진 가운데 선수들은 외부와 철저히 단절됩니다.

    2006년 토리노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변천사는 코치가 자신의 방으로 불러 TV 소리를 높인 채 심각한 폭력을 행사했다고 밝혔습니다.

    [변천사/토리노올림픽 금메달리스트]
    "합숙, 기숙사가 있고 그런 팀들은 좀 더 코치로부터 폭행을 당하거나 그런 게 좀 더 심한 거 같아요… (당시에) 다시 선수촌에 들어가야 되면 매일 울고…"

    대한체육회 조사 결과 선수들에 대한 성희롱과 성추행 대부분이 훈련장과 숙소에서 이뤄진 걸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선수촌 빙상장 주변엔 CCTV가 단 한 대도 설치돼 있지 않습니다.

    바로 옆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도 마찬가지입니다.

    [태릉선수촌 관계자]
    "저희는 cctv 설치 목적이 시설 관리 쪽에만 하기 때문에...규정상 그건 개인정보도 있고 공공장소에 설치하면 안 되기 때문에 아예…"

    문체부는 폐쇄적인 합숙훈련 시스템과 국가대표 운영 체계를 재검토하고, 선수와 코치가 함께 있는 공간에 대한 규정도 새로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노태강/문화체육관광부 차관]
    "선수촌에서 훈련할 경우에 선수단 관리 제도를 다시 대책을 마련하겠습니다. 훈련 시간 이외에도 (선수와 코치가) 접촉할 부분이 있다면 제3의 장소라든지 공개된 장소에서 (진행되도록 하겠습니다.)"

    문체부는 성폭력 관련 징계를 강화해 영구제명 범위를 확대하겠다고 했지만, 성적 지상주의와 스포츠계의 폐쇄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하지 않는 한 이같은 피해를 완전히 막기는 힘들거라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MBC뉴스 이명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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