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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6일째 '굴뚝 외침'…극적 타결에 땅 밟았다

426일째 '굴뚝 외침'…극적 타결에 땅 밟았다
입력 2019-01-11 20:17 | 수정 2019-01-11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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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75m 높이 굴뚝에서 1년 2개월간 고공 농성을 벌였던 파인텍 노조원 두명이 426일째인 오늘, 땅으로 내려왔습니다.

    스무시간의 마라톤 협상을 벌인 끝에 노사는 노동자 다섯명의 업무 복귀와 고용보장 등에 극적으로 합의했습니다.

    이유경 기자입니다.

    ◀ 리포트 ▶

    몸에 줄을 감은 박준호·홍기탁 씨가 야윈 몸을 이끌고 소방대원들과 굴뚝 계단을 내려옵니다.

    장기 농성에 단식으로 부쩍 쇠약해진 탓에 한발 한발 조심스레 내딛기를 10여분.

    "힘찬 박수와 함성 부탁드리겠습니다."

    마침내 1년하고도 두 달, 426일 째 되는 날 땅을 밟았습니다.

    길고도 험했던 투쟁만큼이나 감격도 남달랐습니다.

    전태일 열사의 동생 태삼 씨가 마련한 신발을 노동·시민단체 관계자들이 두 사람에게 신겨줍니다.

    [홍기탁/금속노조 파인텍지회 전 지회장]
    "고맙습니다. 부족한 다섯 명인데 너무 많은 사람들이 함께해 준 것 같습니다."

    [박준호/금속노조 파인텍지회 사무장]
    "안 울려고 그랬는데 감사하다는 고맙다는 말부터 드리겠습니다."

    두 사람은 지난 2017년 11월12일 서울 목동 열병합발전소 굴뚝에 올라갔습니다.

    노사간 단체협상 난항으로 파업이 시작되자 모기업인 스타플렉스가 공장 문을 닫아 그해 8월 하루 아침에 실업자 신세가 됐기 때문입니다.

    결국 파인텍 노사 양측은 어제 여섯 번째 교섭에 돌입해, 20시간 만인 오늘 아침 극적으로 합의에 도달했습니다.

    노동자 5명을 이달 1일자로 업무복귀 조치하고 최소 3년간 고용을 보장한다는 게 핵심입니다.

    또 파인텍 공장이 정상 가동되는 오는 7월 전까지는 6개월간 유급 휴가를 주고, 합법적인 노조 활동도 보장하기로 했습니다.

    법적 책임을 위해 보장하기 위해 노조가 강력히 요구했던 스타플렉스 김세권 대표의 파인텍 대표 겸임도 전격 수용됐습니다.

    [김세권/스타플렉스 대표]
    "그동안 국민 여러분께 많은 심려를 끼쳐드려 대단히 죄송합니다. 합의는 원만하게 한 것 같습니다."

    [차광호/금속노조 파인텍 지회장]
    "오늘 합의가 향후에 조금 더 나은 길로 나아갈 수 있는 시작점이라고 저는 (그렇게) 됐으면 좋겠습니다."

    노사간 극한 대치 속 단식 투쟁까지 겹치면서 파국 위기로 치닫던 파인텍 사태는 극적인 반전을 이루며 일단락됐습니다.

    MBC뉴스 이유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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