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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이미지 염규현, 조의명, 남형석

[로드맨] 무인화의 역습…소외되는 사람들

[로드맨] 무인화의 역습…소외되는 사람들
입력 2019-01-12 20:24 | 수정 2019-02-07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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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수연/시민]
    "주문 시간이 적게 걸리고요."

    "주문을 눈치 안 보고 편하게 할 수 있어서…"

    [한복순/시민]
    "그래도 기계가 아직은 낯설고 두려워요."

    길 위에 답이 있다, 로드맨입니다.

    햄버거 주문부터 암환자 진료까지.

    이제 '사람이 필요하지 않은 세상'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저를 대체할 '로봇기자'까지 나올지도 모르겠는데요.

    이러한 무인화의 물결은 우리 삶을 어떻게 바꾸고 있을까요?

    또 우리는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요?

    이곳은 여의도의 한 식당인데요.

    이곳에서는 사람이 주문을 받지 않는다고 합니다.

    [성민주/대학생]
    ("'저기요' 이렇게 주문하셨어요?")
    "아뇨. 태블릿으로 터치해서. 직원들 부르는데 안 들리면 어색하고 그랬는데, 태블릿으로 하니까 안 그래도 돼서 (좋아요.)"

    한 프랜차이즈 업체는 전국 모든 매장에 키오스크를 도입했고, 이런 현상은 자영업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강복석/소규모 자영업자]
    "인건비를 줄여보려고 하는 차원에서 (사용하는데요.)"
    ("이 친구(키오스크)가 몇 명 몫을 한다고 보세요?")
    "한 두 명 몫은 하는 것 같아요."

    사람이 없어도 주문을 주고받는 세상.

    단순히 주문뿐일까요?

    이곳에는 로봇 바리스타가 커피를 내려주고 있는데요.

    아이스 바닐라라떼를 주문해보겠습니다.

    [원미진/시민]
    "커피전문점에서 해주는 커피 맛과 정말 동일하고요."

    음식이나 음료도 사람 대신 로봇이 만드는 겁니다.

    삼각김밥을 한번 직접 사보겠습니다.

    저쪽이 계산대인 것 같은데요.

    [이정민/이마트24 과장]
    "애플리케이션을 통해서 출입을 제어하고 있고, (고객의) 동선이라던지 (구입) 과정에 대한 추적이 다 가능하고요."

    편의점뿐이 아닙니다.

    신용카드를 한번 넣어보겠습니다.

    여기 지금 청바지 매장인데요, 사람이 없습니다.

    [이헌석/매니저, 히든 부스에서 근무]
    "퇴근은 8시 반에 하고 있고요. 그 외 시간대는 아예 무인 시스템으로 운영이 돼서 택배 발송으로 (수령)가능하게…"

    [김경환/시민]
    "(점원이 있으면) 약간 부담스러울 수도 있는데 여기는 편하게 그냥 전시 구경하듯이 볼 수 있고 해서…"

    주문하고 만들고, 이제는 파는 일까지 사람이 꼭 필요하지는 않게 된 겁니다.

    [팩트맨]

    무인화의 바람, 얼마나 진행되고 있는지 깔끔하게 정리해드립니다.

    먼저 무인주문기인 키오스크 시장 규모는 10년 남짓한 기간 동안 4배 넘게 커졌고요.

    보셨듯이 아예 점원이 없는 무인 매장도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이게 다 최저임금 인상 때문이다, 이런 분석이 많은데요.

    무인주문기 임대 비용을 시급으로 나눠 계산해 보면 4백 원이 조금 넘습니다.

    최저임금이 안 올랐어도, 무인화 시스템이 대중화된 이상 이런 변화는 시간문제였다는 거죠.

    또한 주목해야 할 건, 단순노동뿐 아니라 정밀한 판단이 필요한 전문적인 분야조차 사람 대신 로봇이 차지하기 시작했단 점입니다.

    제가 그 현장에 와있습니다.

    이곳은 인공지능 의사가 있는 한 종합병원입니다.

    [전용순/가천대길병원 유방외과 교수]
    "왓슨(인공지능)이 제일 추천하는 것은 맨 위에 있는 그린 컬러고 그다음 이게 안 될 때는 이 밑에 있는 걸 써도 좋다."

    [이규찬/가천대길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교수]
    "왓슨의 의견하고 또 제가 치료하는 것과 동일합니다."

    인공지능 의사 왓슨이 1200만 쪽에 달하는 전문 자료를 바탕으로 치료에 관한 의견을 내면 담당 주치의가 종합적으로 판단해 진단을 내립니다.

    [전용순/가천대길병원 유방외과 교수]
    "'(저희가) 항암 치료는 하고 방사능 치료는 안 해도 해도 됩니다'라고 했는데 왓슨은 '항암 치료는 생략하고 방사선 치료는 해야 됩니다'라고 추천을 했을 때 한 환자분이 자기는 왓슨의 치료 방법을 택하겠다고 하신 분이 있었어요."

    이렇게 사람의 필요성은 점점 줄어들고 있는데요.

    기술이 진보할수록, 소외되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것도 현실입니다.

    먼저 디지털 시대에 소외된 사람들.

    [오은주/시민]
    "나이 먹은 사람들은 익숙하지가 않잖아요. 또 기계 다룰 줄도 모르고…"

    [임경원/71세, 시민]
    "(무인주문기) 뒤에서 줄 쫙 서 있잖아요. (주문이 길어지면) 기다리고, 그래서 미안하고…"

    장애인과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도 부족합니다.

    [김훈/시각장애인]
    "점자라든가 음성안내서비스가 되는 줄 알고 제가 들어도 보고 쓸기라도 해보고 했는데 (안 돼요.) 일상생활에 키오스크가 보편적으로 많이 보급이 돼 있는 상태거든요. 접근이 안 돼서 모든 면에서 소외될 수밖에 없는 거죠."

    무엇보다 저임금 노동자의 일자리부터 사라지고 있습니다.

    [신정웅/알바노조 위원장]
    "(사측이) 인건비라는 비용을 줄여가면서 이익을 챙겨가는 부분이니까 국가에서 로봇세 같은 걸 징수해서 다시 사회 구성원들에게 재배포하는 방식이 어떨까…"

    [팩트맨]

    무인화 시대, 사람의 설자리는 어디일까요?

    미국의 컨설팅업체 맥킨지는 자동화의 영향으로 지금 있는 일자리의 절반 가까이가 사라질 거란 전망을 내놨습니다.

    먼 미래가 아니라 앞으로 10년 뒤엔 현실이 될 일이라는 게 전문가의 얘기인데요, 한번 들어보시죠.

    [유기윤/서울대 건설환경공학부 교수]
    "(인공지능이) 사람이 필요 없을 만큼 진화한 수준. 저는 늦어도 2030년이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봅니다."
    ("저도 실업자가 될 수 있다는 말씀이신가요?")
    "충분히 가능한 일이죠. 앞으로는 사무직, 정신을 쓰는 실업자들이 많이 늘어날 것으로 생각을 하고 있어요."

    물론 그렇다고 모든 사람이 실업자가 되는 건 아니라는 반론도 나옵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30년까지 80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지고, 대신 IT와 로봇산업 등에서 92만 개가 새로 생길 전망입니다.

    일자리 12만 개가 늘어난다고 해석할 수도 있지만, 170만 명 넘는 사람이 10년 안에 직업을 바꿔야 할지도 모른다는 뜻이기도 하죠.

    이러한 변화 속에서 가장 먼저 소외될 사람은 저학력-저소득층, 즉 사회적 약자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급변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정부와 기업이 어떻게 대처할지 지켜봐야 할 이유입니다.

    미래는 생각보다 빠르게 다가오고 있습니다.

    로드맨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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