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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하니 '입시 지옥'이 기다려…"포기할 순 없다"

탈북하니 '입시 지옥'이 기다려…"포기할 순 없다"
입력 2019-01-12 20:29 | 수정 2019-01-12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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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탈북해 남한에 정착한 청소년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것, 바로 학업입니다.

    치열한 입시 경쟁으로 중도 포기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엔 대학 진학율도 높아졌다고 합니다.

    방학 중에도 학구열을 불태우고 있는 탈북민 학생들을 전동혁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 리포트 ▶

    탈북 학생들이 다니는 한겨레 중고등학교 졸업식.

    올해로 벌써 열 세 번째입니다.

    낯선 땅을 찾아온 아이들을 위해 서로 보듬고 위로하며 지내온 시간들.

    [탈북민 졸업생/한겨레 중고교]
    "담임 선생님이 1년 동안 저희를 맡아주셔서 딱 품에 갈 때 뭉클했던 것 같고…"

    새 출발을 응원하며 선생님들은 졸업생들의 발을 씻겨 줍니다.

    눈물이 참을 수 없이 쏟아지고, 졸업식장은 곧 눈물바다가 됩니다.

    [졸업생 대표]
    "우리 고3 친구들 정말 졸업 축하하고…"

    이 학교는 원래 탈북민 자녀들의 적응을 돕기 위해 설립됐지만, 지금은 학업 성취도도 여느 고등학교 못지않습니다.

    올해 졸업생 43명 중 30%는 고려대와 외국어대, 홍익대 등 수도권 대학에 진학했습니다.

    [고선아/한겨레중고교 교사]
    "처음에는 시행착오도 많이 겪었어요. 대학교를 무작정 갔었는데, 특별전형으로 간 것이잖아요. 견디지 못하고 되돌아오거나 중퇴한 친구들이 많았습니다."

    "첫 번째 학습활동이 시작됩니다. 지금 곧 해당 공부방으로…"

    방송이 울리자 학생과 교사가 1대 1로 앉아 수업을 시작합니다.

    학기 중 따라잡지 못한 진도를 보충하거나 선행 학습을 하기 위해 열린 탈북 학생들을 위한 겨울방학 캠프.

    [중학교 2학년생(탈북 학생)]
    "수학을 좀 더 중점적으로 목표로 잡아서, 3학년 1학기 것을 공부하고 있어요."

    서울시교육청은 탈북 학생들의 학습 지원을 위해 방학마다 3박 4일 합숙 캠프를 여는데 올해는 90여 명이 참가했습니다.

    [송재범/서울시 교육청 과장]
    "남북간 언어 차이도 크게 있고 남한 학생들의 학습량이 아시다시피 굉장히 많지 않습니까. 그것을 똑같이 따라간다는 것이 쉽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탈북 청소년들의 학업 중도 포기는 10년새 4분의 1로 줄어들었습니다.

    하지만 이들이 이구동성으로 꼽는 가장 큰 어려움은 여전히 학교 수업 따라가기입니다.

    세계 어디에도 유례가 없는 한국교실의 과열 경쟁, 이 낯선 경쟁에 어떻게든 적응해야 하는 탈북청소년들의 분투에, 박수를 보내면서도 늘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고 곁에서 지켜본 남쪽 어른들은 말합니다.

    MBC뉴스 전동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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