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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밖에 의지할 곳 없어서…"맞아도 참는다"

남편밖에 의지할 곳 없어서…"맞아도 참는다"
입력 2019-01-13 20:14 | 수정 2019-01-13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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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보신대로 숨진 여성이 한국에서 의지할 곳은 없었습니다.

    이주 여성의 열 명 중 네 명은 가정폭력에 시달린다는 조사 결과가 있지만 폭행을 당해도 도움을 청할수가 없다고 합니다.

    왜 이런 일이 반복되는 것인지, 신정연 기자가 이어서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숨진 필리핀 여성은 결혼한 지 7년이 됐는데도 한국 국적을 얻지 못했습니다.

    도와줄 기관도 잘 모르는데다, 남편 없이는 체류 연장과 국적 취득이 어렵다 보니 이주여성들은 남편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습니다.

    [양산시청]
    "2년이 넘으면 귀화를 할 수 있는데, 이 친구는 귀화도 못한 상황이었고…"

    이렇게 한국사회에 왔지만 사실상 고립돼있는 이주 여성들의 취약한 처지가 가정 폭력 피해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국가인권위원회 조사 결과, 결혼 이주여성 10명 중 4명 이상(42%)이 가정 폭력을 경험했고, 이 가운데 36%는 폭력을 당해도 도움을 요청하지 못하고 참는다고 답했습니다.

    [허오영숙/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대표]
    "어디에 나의 문제를 호소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잘 모르는 게 첫 번째이고요. 남편하고 문제가 생겼을 때 한국에 장기적으로 체류할 수 없지 않을까…"

    특히 가정폭력에서 벗어나기 위해 이혼한 뒤에도, 이주여성들은 도움을 청할 사람이 없다 보니 전 남편의 폭력에 노출되는 일도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 2015년 12월 경남 진주에서 베트남 이주여성이 아이와 함께 한국인 전남편에게 살해됐습니다.

    가정폭력 때문에 이혼한 뒤 쉼터 등을 전전하다 전 남편이 자녀 면접권을 이유로 찾아와 납치한 뒤 살해한 겁니다.

    지난 2007년 이후 남편의 폭력 등으로 숨진 이주 여성은 언론에 보도된 것만 21명.

    '다문화 사회'란 말이 무색할 정도로, 폭력에 시달리면서도 침묵을 강요받는 이주여성들을 도울 안전망은 여전히 허술하고 부족합니다.

    MBC뉴스 신정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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