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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강력대응?…취재진 빠지자 단속반은 티타임

이게 강력대응?…취재진 빠지자 단속반은 티타임
입력 2019-01-14 20:10 | 수정 2019-01-14 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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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미세먼지 저감 조치, 저희는 오늘 다른 시각에서 이 사안을 취재해 봤습니다.

    정부가 미세먼지 저감 조치를 발령하면 공무원들은 국민들이 이걸 제대로 지키는지 단속, 점검합니다.

    그렇다면 공무원들은 이 단속을 제대로 하고 있을까요?

    저희가 카메라를 뒤로 무르고 단속 현장을 점검해 봤습니다.

    양소연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사상 처음으로 사흘 연속 미세먼지 저감조치가 예고된 어젯밤.

    서울시는 기자들에게 6개의 대책을 시행한다며 취재 협조 문서를 보냈습니다.

    그중 하나인 자동차 공회전 단속 현장.

    오전 10시부터 단속을 한다고 했는데, 서울시는 갑자기 오후 1시로 일정을 미뤘습니다.

    배출가스를 측정하는 열화상 카메라를 충전 안 해놨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단속 공무원]
    (왜 미리 충전을 안 하신 건가요?)
    "어저께부터 저희가 비상이 걸려가지고요."

    오후 1시, 취재진 앞에서 시청 단속반이 공회전 단속 시범을 보입니다.

    [단속 공무원]
    "여기는 지금 공회전하면 안 되는 지역이거든요. 시동을 끄고 손님을 기다려 주십시오."

    기자들 앞에서 30분 남짓, 10대 정도의 차를 단속한 시청공무원들.

    기자들이 철수하자 곧바로 주변 커피숍으로 향합니다.

    삼 십분 정도 커피숍에 머문 뒤, 더 이상 단속을 하지 않고 시청으로 돌아갑니다.

    왜 그랬냐고 물었습니다.

    [단속 공무원]
    (몇 시까지 하셨어요?)
    "저희가 3시 반까지 했습니다."

    다 지켜 봤다고 그랬더니 그제서야 실토합니다.

    [단속 공무원]
    (3시에 들어가시던데요?)
    "3시까지 들어갔습니다. 시계를 안 봤기 때문에요. 사회복무요원이 아파서 제가 어떻게 할 수가 없었어요."

    서울시는 공사장 비산먼지도 단속한다고 예보했습니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서울 길음동과 아현동 공사장 두 곳을 공개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오늘 아침 한 곳으로 축소됐습니다.

    다른 한 곳이 자체 점검을 하게 됐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취재진에게 공개한 공사장을 오후에 찾아갔는데,시청 단속반은 없었습니다.

    오후 3시쯤 기자단 공개가 끝난뒤 단속반이 되돌아 갔다는 겁니다.

    [단속 공무원]
    (지금도 현장에 계세요?) 지금은 사무실 들어왔습니다.

    그러면서 공사장 단속은 원래 서울시 업무가 아닌데, 오늘만 특별히 했다고 말합니다.

    [단속 공무원]
    "(평소에는) 자치구 직원들이 자체적으로 하고 있고요. 지금 (미세먼지 저감조치가) 발령이 나서… 자치구와 합동 점검을 한 거죠."

    어제 전기차를 타고 출근한 박원순 서울시장은 그동안 미세먼지 대책이 논란이 될 때마다 '늑장 대응보다는 과잉대응이 낫다'고 말해 왔습니다.

    MBC뉴스 양소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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