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이동 메뉴로 이동
Home > 다시보기 > 뉴스데스크

[단독] 곰 발톱에 다리 찢겼는데…"개가 물어" 숨기기 급급

김세로 기사입력 2019-01-15 20:35 최종수정 2019-01-15 22:49
사육사 동물원 반달가슴곰 안전사고 산재 산업재해
◀ 앵커 ▶

경기도의 한 실내 동물원 사육사가 사육 중이던 곰에게 습격을 당해 피부이식 수술까지 받을 정도로 크게 다쳤습니다.

그런데 동물원 측은 병원 치료 단계부터 "곰이 아니라 개에게 물렸다"고 거짓말을 했습니다.

"당황해서 그렇게 답했다"는 게 동물원 측 해명인데, 대체 무엇을 숨기려 했던 건지 김세로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경기도 부천의 실내동물원.

석달 전 사육사 23살 A씨는 반달가슴곰 사육장에서 일을 하다 사고를 당했습니다.

쇠창살이 쳐진 공간에 곰을 격리시켜놓고 바닥 청소를 하던 중 창살 사이로 뻗은 곰의 앞발에 다리가 잡힌 겁니다.

[동물원 근무 피해자]
"제가 장화를 신고 있었거든요. 장화가 발톱 때문에 벗겨지고, 제가 계속 빠져나가려고 하니까 (곰이) 다리를 잡고 긁다가…"

A씨는 곰의 날카로운 발톱에 입고 있던 청바지가 찢기고 다리 피부가 한뼘 넘게 뜯겨나갈 정도로 크게 다쳤습니다.

피부이식 수술을 받았는데도 다친 부위가 워낙 넓어 자연 재생이 어렵고 성형 시술로도 말끔한 회복은 불가능한 상태.

[박은수/순천향대 부천병원 성형외과 교수]
"팔꿈치 아래, 무릎 아래가 노출 부위로 평가하거든요. 그래서 사이즈가 3x3cm 이상이 나오면 우리가 '추상(심한 흉터)장해'를 줄 수 있습니다."

이런 사고가 났는데도, 동물원측의 대처는 납득하기 힘들 정도였습니다.

119를 불렀다가 늦게 온다며 바로 취소하고 직원 개인 차량으로 병원으로 옮겼습니다.

또 병원 의료진한테는 개한테 물렸다고 거짓말까지 했습니다.

[당시 진료 의사]
"제가 들었던 것은 '개에 물렸다'고만 들어가지고… '대형견에 물렸다'고 들었고…"

왜 그랬냐고 물었더니, 동물원측은 황당한 이유를 댑니다.

[동물원 관계자]
"(병원에 간 직원이) 당황을 했는지 치료를 받는 일반적인 상황이 우리나라에서는 곰이나 이런 것에 대해서는 잘 없고, 개에 물린 상처는 흔하다 보니 병원에 그렇게 당황해서 얘기를 했던 것 같고…"

피해자 측은 곰이 사람을 공격한 게 알려질까 두려워 동물원측에서 일부러 사고 경위를 속이려 한 게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습니다.

[동물원 근무 피해자]
"그냥 수건으로 둘러놓고 피만 막아놓고, 차에 탄 상황이에요. (직원 둘이) '어떻게 말해야 할까 병원에?' '개한테 물린 거로 해야 되지 않을까?'라고(말했어요.)"

이 뿐만이 아닙니다.

안전수칙에 따라, 맹수 우리에선 2인 1조로 작업하거나 선임자와 함께 관리하도록 돼 있지만, 이조차 지키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더욱이 쇠창살이 넓어 사고가 날 수 있다고 직원들이 여러 번 보고 했는데도,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는게 피해자의 주장입니다.

이에 대해 동물원 측은 피해자에게 치료비를 모두 지급하는 등 도의적 책임을 졌고, 산재 보상 처리도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김세로입니다.

오늘의 m pick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