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뉴스데스크
기자이미지 남재현

한 달 앞둔 '산란일자' 표기…양계농가 왜 반발?

한 달 앞둔 '산란일자' 표기…양계농가 왜 반발?
입력 2019-01-16 20:29 | 수정 2019-01-16 20:34
재생목록
    ◀ 앵커 ▶

    2년 전 살충제 달걀 파동 이후에 정부가 내놓은 대표적인 안전 대책이 산란 일자 표시인데 다음 달부터 시행됩니다.

    달걀 껍데기를 보시면, 지금은 어느 농장에서 알을 낳았고 닭은 어떻게 키웠는지를 6자리 문자와 숫자로 표시해놨는데.

    이젠 이 앞에 알을 낳은 날짜, 그러니까 오늘 낳았다면 1월 16일, 0116을 추가하겠다는 겁니다.

    소비자들은 식품 정보를 더 많이 알 수 있어서 좋겠지만 양계 농가에선 신선도를 높이는 데엔 별 도움도 안 되면서 농가 부담만 키우는, 전형적인 보여주기 대책이라고 반발합니다.

    무슨 이유인지, 먼저 남재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산란 일자가 표시되면 보다 신선한 달걀을 먹을 수 있을 걸로 소비자들은 기대합니다.

    [김영은]
    "아무래도 산란일자가 찍히게 되면, 좀 더 믿고 살 수 있을 것 같고요."

    정부도 이런 취지로 산란 일자 표시제를 도입했습니다.

    [오정완/식품의약처 과장]
    "생산자들이 당연히 가능한 빠른 시간 내에 산란 일자를 찍어서 유통시키기 때문에, 신선도가 좋은 달걀이 유통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양계 농가의 근심은 커지고 있습니다.

    하루 12만개의 달걀을 생산하는 이 농가는 산란일자를 표시하면 유통 업자들이 어제 오늘 낳은 달걀만 골라 가져갈 거라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오기택/양계농장주]
    "상인들도 최근 날짜만 가져가려고 할 거 아니에요. 연휴가 끼어서 2-3일 지난 거는 어떻게 하냐는 거지. 그게 제일 걱정이에요."

    최근 1년 사이 세 차례나 바뀐 달걀 표시 방식 때문에 그때마다 표시장치도 교체해야 했고, 냉장시설까지 갖추라는 정부 지침까지 내려와 비용 부담만 커졌습니다.

    [오기택/양계농장주]
    "저번 주에 견적을 받았는데 (냉장) 시설 하는데 1억 원 정도 들어가더라고요. 요즘 같아서는 사채 생각이 자꾸 나요. 그 정도예요."

    지금까지는 산란된 달걀을 2~3일 뒤 포장하면 그 시점부터 45일 이후까지를 유통기한으로 정해왔습니다.

    따라서 산란 일자 표시는 유통기한만 2,3일 줄어들 뿐 실효성은 없다는게 양계 농가의 주장입니다.

    [이홍재/대한양계협회장]
    "산란 일자를 표기한다고 해서 신선도가 보장되고 계란이 안전해지는 것이 아닙니다."

    양계 농가는 전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는 산란 일자 표시제를 정부가 강행하고 있다며 식약처 앞에서 한 달 넘게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습니다.

    MBC뉴스 남재현입니다.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인기 키워드

        취재플러스

              14F

                엠빅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