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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오른팔'의 증언…'1인 왕국'이 모든 비극 만들어

[단독] '오른팔'의 증언…'1인 왕국'이 모든 비극 만들어
입력 2019-01-17 20:04 | 수정 2019-01-17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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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제가 들고 있는 것은 현재 수원 구치소에 수감 중인 조재범 전 쇼트 트랙 코치가 옥중에서 쓴 편지입니다.

    편지 내용에 앞서 오늘 저희가 이 편지를 왜 보도하는지, 그 배경을 설명해 드리려 합니다.

    유능한 선수로 성장하던 10대의 나이, 땀을 흘리던 훈련장 한켠에서 오랜 시간, 몹쓸 짓을 당했던 빙상계 선수들의 고통스러운 고백이 하나씩, 하나씩 이어지고 있습니다.

    은밀했던 성폭력 의혹들이 수년 동안 이어졌고 피해자들은 고통스러웠을 고백을 긴 시간이 지나고, 왜 지금에서야 꺼낼 수 밖에 없었는지, 바로 동계 스포츠 메달 밭으로만 평가받는 빙상계가 특정인의 1인 지배 아래, 철저히 통제, 감시돼 왔기 때문입니다.

    그 지배자는 바로, 전명규 전 빙상 연맹 부회장입니다.

    그가 어떻게 빙상계를 지배했는지, 그의 오른팔이었던 조재범 전 코치가 낯낯이 폭로한 내용이 이 편지에 담겨 있습니다.

    저희는 스포츠계 전반으로 번지고 있는 미투 운동, 그 중심에 있는 빙상계 미투의 본질을 파헤치기 위해 이 편지를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일부 내용이 국회를 통해 공개된 적이 있지만 저희가 여러 편의 옥중 편지 전체를 입수했습니다.

    먼저 편지에 담긴 전명규 전 부회장의 실체를 정규묵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지난해 10월에 있었던 체육 단체 국정감사.

    선수 폭행 배후에 전명규 한체대 교수가 있다는 조재범 씨의 옥중 편지 일부가 공개되자 전 교수는 이를 부인했습니다.

    [전명규/한체대 교수]
    (조재범 코치를 압박하거나 그런 적도 없습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하지만 MBC가 입수한 조씨의 서신 원본에 따르면 전 교수는 문체부 감사가 시작되자, 빙상계 입단속에 나섰고 모든 책임을 조씨에게 떠넘겼습니다.

    조 씨를 회유하려 했던 시도는 측근과 나눈 녹취 파일에도 그대로 드러나 있습니다.

    [전명규/한체대 교수(지난 해 9월, 측근과의 대화 녹취]
    "문체부 감사도 안 받으려고 했었단 말이야. 내가 너무 힘들었어. 그런데 내가 이렇게 하다가 재범이한테 전화하면 연락이 안 되는거야 그러니까 난 답답하지."

    편지에는 쇼트트랙 국가대표의 쌍두마차인 심석희와 최민정도 등장합니다.

    연세대에 입학한 최민정 선수의 성적이 너무 좋다보니 전 교수가 시합 때마다 조씨를 압박했다는 겁니다.

    승부조작을 해서라도 한체대 출신인 심석희에게 1등을 시키라"는 말도 서슴지 않았습니다.

    평창 올림픽을 앞두고는 선수들의 경기력을 좌우하는 국가대표 유니폼을 갑자기 바꾸기도 했습니다.

    선수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특정사 유니폼을 선택하도록 선수들에게 강요했다는 겁니다.

    그동안 이런 의혹들에 대해 침묵해왔던 전 교수는 측근들과 나눈 대화가 유출되지 않도록 '비밀 메신저'인 텔레그램을 사용하도록 하는 치밀함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전명규/한체대 교수(지난해 9월, 측근과의 대화 녹취)]
    "카톡은 자료가 남아있는데, 이거는 서버가 독일에 있어. 이거는 찾을 수가 없어. 비밀 대화가 가능해."

    조 씨는 끝으로 전 교수는 빙상연맹을 그만둬도 연맹 누군가와 연락해 빙상계를 컨트롤 한다며 변화가 있을지 의문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젊은 빙상인연대는 오는 21일 기자회견을 갖고 성폭력 가해자로 지목된 전현직 국가대표 코치 4명과 올림픽 메달리스트를 포함한 선수 6명의 구체적인 피해사례를 밝히기로 했습니다.

    MBC뉴스 정규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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