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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간다] 신호위반 밥 먹듯·승객 두고 '쌩'…난폭운행 이유는

[바로간다] 신호위반 밥 먹듯·승객 두고 '쌩'…난폭운행 이유는
입력 2019-01-18 20:29 | 수정 2019-01-18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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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바로 간다.

    어제 서울 시내버스 족벌 경영 실태를 고발한 직후부터 하루 사이에 많은 분들이 추가 제보를 주셨습니다.

    그 중에도 특히 결국, 시내버스 준공영제가 승객 안전을 위협하는 기사들의 무리한 운행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내용이 많았습니다.

    더 많은 지원금을 타내기 위해서 버스 회사가 기사들에게 무리한 운행을 강요하고 있다는 건데요.

    그 현장, 오늘도 김민욱 기자가 바로 가봤습니다.

    ◀ 리포트 ▶

    좌회전하는 차량 옆으로 신호를 위반한 시내버스가 부딪칠 듯 스쳐 지나갑니다.

    혼잡한 교차로에서 꼬리물기도 예사.

    좌회전 차선이 밀리자 중앙선을 넘어 신호를 기다리는 대담한 버스도 있습니다.

    서울 시내에서 어렵지 않게 마주할 수 있는 버스들의 무리한 운행.

    이른 아침, 외곽에서 서울 시내로 들어오는 버스를 타고 직접 확인해 봤습니다.

    정류장에 승객이 있어도 시내버스는 그냥 지나쳐 가버립니다.

    다른 버스에 올랐더니 승객이 없다며 정류소를 잇달아 지나칩니다.

    규정 위반입니다.

    좌회전 신호에 슬그머니 직진하고, 왕복 8차선 대로에서도 맞은편에 차가 없자 단숨에 좌회전해버립니다.

    신호 위반, 불법입니다.

    신호를 위반한 버스 기사의 잘못도 크지만, 회사의 압박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버스기사들은 말합니다.

    [W버스 기사]
    "(기사들한테) 빨리빨리 다니라고 교육시키는 회사에요. 저희 회사가. 진짜 그동안에 몇 번을 저를 불러들여서 앞차하고 간격 벌어진 사실에 대해서 경위서를 써라 시말서를 써라…"

    이번에는 준법 운행하는 시내버스에 타봤습니다.

    취재진이 올라탄 시점에 이미 앞차와는 멀어지고 뒤차와는 가까워진 상황.

    30분 정도가 흐르자 앞차와는 배차 간격보다 2배 가까이 벌어졌고, 뒤차는 바로 한 두 정거장 뒤에서 쫓아오고 있었습니다.

    [D운수 기사]
    "(배차간격이) 벌어지는 차를 뭐라고 하더라고요. 아무래도 지연운행이 되면 뒤에 탕수(운행 횟수) 조정이 되는 문제도 있을 것이고…"

    버스회사는 버스 1대당 세금을 지원받기 때문에 버스를 많이 보유해서 운행할수록 더 많은 지원금을 받습니다.

    손님이 몇 명이 타든 운행 횟수가 지원금의 규모를 결정하다 보니, 회사마다 기사들에게 무리한 운행을 압박하는 겁니다.

    [B운수 기사]
    "다른 기사들 다 빨리 다니는데 너만 (빨리) 안 다니니까 지연운행이라서 징계를 하겠다. 예비차 기사로 내리겠다. 이런 식으로 해서 그것을(안전운행을) 못 하게 합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서울시는 버스 1대당 약 0.15명의 정비사를 고용할 수 있는 금액을 보장하지만 보장받는 금액 만큼 정비사를 고용한 회사는 거의 없습니다.

    또, 서울시가 기사 식비를 한 끼에 3천 5백원 정도로 정해 놨는데, 기사들은 이마저도 제대로 쓰이는 지 의심스럽다고 합니다.

    [B운수 전 지사장]
    "제가 평상시 근무하며 알기를 8백 원 이하로 이 사람들이 맞추고 있어요. 한 끼에 8백 원 이하로."

    이런 불만을 회사에 제기하면 돌아오는 건 징계와 보복뿐이라고 기사들은 말합니다.

    [D운수 기사]
    "(전보조치 이유가) 식사시간 30분 지켜서 밥 먹고 늦게 나갔다는 거예요. 괘씸죄로 거기(다른 영업소)로 보낸 거죠. 자기들이 운영, 경영하는데 껄끄러우니까 계속 탄압을 하고…"

    준공영제 실시 후 임금 체불 걱정이 사라진 기사들의 처우는 개선됐고, 버스를 이용하는 시민들의 만족도도 꾸준히 높아지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수천억, 시민들의 세금으로 군림하는 '버스왕'들의 족벌 경영과 경영 횡포는 더욱 공고해졌고, 시민들의 안전은 여전히 뒷전으로 밀려나고 있었습니다.

    MBC뉴스 김민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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