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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락사 대책' 논의했다…"아팠거나 폐사했다 하자"

'안락사 대책' 논의했다…"아팠거나 폐사했다 하자"
입력 2019-01-25 20:22 | 수정 2019-01-25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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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동물권, 동물도 인권에 비견되는 생명권을 지니며 고통을 피하고 학대당하지 않을 권리를 가진다는 견해입니다.

    이 동물권을 위해 우리말로 돌봄, 보살핌을 뜻하는 '케어'라는 단체를 만든 박소연 대표가 구조한 동물을 몰래 안락사시킨 혐의로 고발당한 사건.

    경찰이 수사를 시작했고 박 대표는 최근 기자회견을 열어 안락사는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해명했습니다.

    그런데 지금부터 공개하는 박소연 대표의 육성을 들으시면 과연 그가 '동물권'을 말할 자격이 있는지, 근본적인 질문을 갖게 합니다.

    이번 사태가 터지고 언론 취재가 시작된 이후 박 대표가 케어 직원과 통화한 녹취를 MBC가 입수했는데, 안락사가 "불가피했다"는 공개적인 해명과 달리 불법인 걸 뻔히 알고 있었고 오히려 안락사 숫자를 짜맞추려고 했습니다.

    먼저 조희형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의혹 폭로 일주일 전, 박소연 대표가 케어 관계자와 나눈 통화 음성입니다.

    박 대표는 무차별적인 살처분이 불법인만큼 아픈 개만 안락사시킨 것으로 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박소연/케어 대표]
    "건강한 아이들은 무조건 불법이에요. 그래서 아프거나 폐사했다, 이렇게 자연스럽게 가야 하는데…"

    후원금 모금을 위해 구조 동물 수를 외부에 공개하는 케어는 지난 2011년 안락사 전면 중단을 선언했습니다.

    하지만 이후에도 안락사를 은밀히 해왔는데, 박 대표는 그 규모조차 가늠하지 못합니다.

    [박소연/케어 대표]
    "그러면 이게 마릿수가 좀 안 맞는 게 있는데… 그럼 기존에 (보호소에) 있는 애들이 비슷비슷한 애들이니까 기존에 있는 아이들이 (구조된) 남양주와 부천에 있는 아이들이다…"

    최대한 동물 수를 짜맞춰 놓고, 그래도 부족한 부분은 적당히 둘러대자고 합니다.

    [박소연/케어 대표]
    "어떻게 얼추라도 비슷하게 맞춰놓고 나머지 뭐 자연사했다 폐사했다 (이래야) 이런 거 갖고 물고 늘어지지 못하죠."

    기존 보호 동물들을 끌어와 부족한 수를 맞추려다 앞뒤가 맞지 않자 허탈해하기도 합니다.

    [박소연/케어 대표]
    "그럼 우리 (원래 보호소) 아이들은 다 어디 갔냐… (웃음)"

    지난해 한 개농장에서 구조한 실적을 축소해 공개한 걸 다행스럽다고도 합니다.

    [박소연/케어 대표]
    "이런 거는 좀 다행인 것 같아요. 남양주가 우리가 200마리 구조했다라고 했지만 사실 이백 몇십 마리잖아. (웃음)"

    안락사로 줄어든 보호 동물 수를 태어난 새끼들로 채우자는 박 대표.

    [박소연/케어 대표]
    "그다음에 홍성도 우리가 50마리라고 했지만 사실은 지금 뭐 새끼 낳고 뭐 해서 한 육십 몇 마리잖아요. (네네) 그러니까 그런 거에서 숫자가 남을 것 같고…"

    의혹이 폭로되기 직전까지 전전긍긍했던 박 대표, 지난 19일 기자회견을 자청해 '인도적 안락사만 시켰다'며 당당했던 모습과는 큰 차이를 보입니다.

    MBC뉴스 조희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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