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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과장 육아휴직 냈대"…"승진은 포기했나 본데?"

"김 과장 육아휴직 냈대"…"승진은 포기했나 본데?"
입력 2019-01-26 20:24 | 수정 2019-01-26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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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최근 정부 통계에 따르면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아빠들이 많이 늘었다고 하죠.

    현장에서는 어떨까요.

    인사상 불이익까지 각오하고 육아휴직을 쓰기가 여전히 쉽지 않다고 합니다.

    김장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대기업 7년차 직원인 김학준 씨는 2년째 육아휴직을 쓰고 있습니다.

    셋째 아이가 태어나면서 늘어난 육아 부담을 아내와 나누기 위해 휴직 기간을 더 연장한 겁니다.

    [김학준/육아휴직 2년차]
    "상급자와 상담도 하고 제 생각을 많이 이야기하니까 회사에서도 그런 방향도 좋을 것 같다고…"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해마다 증가해온 남성 육아휴직자는 지난해 1만7천6백 명으로, 1년 전보다 47% 가까이 늘어났습니다.

    육아 휴직자 가운데 남성의 비중도 2017년 13.4%에서 지난 해에는 17.8%까지 증가했습니다.

    그런데도 현장에선 남성 육아 휴직은 그림의 떡이란 하소연이 더 많습니다.

    중소 영세기업은 물론, 그나마 사정이 낫다는 대기업에서도 인사상 불이익까지 각오하고 육아휴직을 쓰기란 쉽지 않습니다.

    [대기업 직원]
    "쓰고 싶기는 한데 쓰려면 내 커리어는 이걸로 끝. 엄두를 내지 않고 있고, 불이익을 감내하지 않는 이상 그런 생각을 하지 않는다는 게…"

    정부 발표를 현장에서 체감하기 어려운 이유중엔 통계 착시 효과도 있습니다.

    가령 '전체 육아휴직자 10명 중 2명이 남성'이란 통계는 마치 남성 육아휴직이 대중화된 듯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육아휴직이 가능한 남성 중 실제 사용한 비중은 12개월 미만의 자녀를 둔 경우가 1.1%, 7세 미만인 경우는 1.6%에 불과합니다.

    이 때문에 노동부가 발표한 통계만으로는 실제 남성 육아휴직자의 추이를 파악하기 어렵다는 비판도 나옵니다.

    [정재훈/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사실은 현실 왜곡입니다. 남성 참여율이 높아졌는지 알려면 실제 육아휴직을 할 수 있는 남성 중에 얼마만큼 육아휴직을 했느냐, 그렇게 통계를 잡아야죠"

    실제 참여율을 공개해온 독일에서는 남성 육아휴직 비중이 지난 2006년 3%에서 2015년 35%를 넘어섰습니다.

    전문가들은 또 유럽 국가처럼 남성 육아휴직을 의무화하거나, 육아휴직 중이라도 승진 대상에 포함시키는 등의 보완책이 있어야 실질적 증가로 이어질 수 있을 거라고 지적합니다.

    MBC뉴스 김장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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