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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자금 불려준다기에…"고수익 쫓다 낭패"

노후자금 불려준다기에…"고수익 쫓다 낭패"
입력 2019-01-27 20:24 | 수정 2019-01-27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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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노인이라고 하기엔 너무 젊은 요즘의 60대, 신중년 세대를 어제에 이어 짚어봅니다.

    은퇴 후 긴 시간을 보내야 하는 이들의 가장 큰 걱정은 노후 대비입니다.

    은퇴를 앞둔 중산층 절반이 노후에 빈곤층으로 전락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김경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부산의 한 대형 쇼핑몰.

    대낮에 불이 꺼진 채 영업이 중단돼 있습니다.

    연30%대 고수익을 보장하며 투자자를 끌어모았던 시행사가 사기 의혹에 휘말리면서 전기 공급이 끊긴 겁니다.

    경찰에 접수된 고소장은 260여 건, 피해금액은 7백억 원에 달하는데 피해자들의 대다수는 노후자금을 투자한 은퇴자들이었습니다.

    [투자 피해자]
    "그 사람들 말을 들으면 우리가 퇴직을 해도 노후에 연금을 받지만, 월세가 나오면 생활에 큰 도움이 되겠더라고요."

    은퇴자들은 이처럼 매달 임대료를 받을 수 있는 수익형 부동산으로 몰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국 오피스텔과 상가의 투자 수익률은 1% 안팎에 불과한 상황.

    수익형 호텔은 6곳 중 한 곳이 법적 분쟁에 휘말려 있습니다.

    [함영진/직방 빅데이터랩장]
    "공실에 따라서 실질적으로 임대수익률이 높지 않을 경우에는 오히려 투자액 대비 손해를 보는 경우도 있고, 광고했던 것만큼 수익률이 지켜지지 않는 경우도 많습니다."

    갈 곳을 찾지 못한 노후자금은 점점 더 위험한 투자처로 쏠리고 있습니다.

    지난해 고위험 금융상품인 ELS 투자액의 5,60대 비중은 56%로, 젊은 세대를 압도했습니다.

    고령층이 젊은층보다 안정적인 투자를 선호한다는 금융가의 통설이 깨진 겁니다.

    이 과정에서 금융사의 불완전 판매로 인한 피해도 급증하고 있습니다.

    예순한 살인 조모 씨는 지난해 남편의 병원비와 가족 생활비로 쓰기 위해 집을 판 돈 10억여 원을 모두 주가연동 투자 상품인 ELT에 넣었습니다.

    정기예금처럼 수익이 보장된다는 은행 창구 직원의 말을 믿은 겁니다.

    열 달이 지난 지금 수익률은 마이너스 20% 가까이 됩니다.

    [조모 씨/61세]
    "(창구 직원이) 그냥 원금 손실이 없는 거래요. 정기예금하고 거의 비슷한 거라고. 오히려 정기예금보다 이자가 높으니까 괜찮다고."

    안정적으로 자산을 운용해야 할 은퇴 세대가 이처럼 재테크로 방황하는 건 준비되지 못한 노후에 대한 불안감 때문입니다.

    지금의 50대가 생각하는 은퇴 후 필요자금은 최소 4억 원.

    하지만 이들 가운데 40%는 노후 준비를 전혀 하지 못한 상태입니다.

    국민연금의 실질 소득대체율은 20%대에 불과한 상황.

    그나마도 은퇴 후 수령자격을 갖추기까지 공백기간을 버텨야 합니다.

    [김기식/60세]
    "연금 받으려면 몇 년을 기다려야 되고, 그 기간 동안이라도 제 나름대로 애들한테 기대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고요."

    이대로 가다간 현재 은퇴를 앞둔 중산층의 절반가량이 노후에 빈곤층으로 전락할 거라는 연구 결과도 나왔습니다.

    기존의 노인정책과는 차별화된 새로운 세대를 위한 맞춤형 자산 관리와 일자리정책 마련이 시급해 보입니다.

    MBC뉴스 김경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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