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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럽 '버닝썬' 사건] 경찰의 '사실은 이렇습니다'…과연 사실일까?

[클럽 '버닝썬' 사건] 경찰의 '사실은 이렇습니다'…과연 사실일까?
입력 2019-01-30 20:27 | 수정 2019-01-31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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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저희가 이틀 연속 보도한 클럽 '버닝썬' 폭행 사건, 파문이 계속 커지고 있는데요.

    사건이 사건이다보니, 사실관계를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온갖 억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클럽 측 관계자가 유출한 걸로 보이는 반박영상이 공개되는가 하면, 경찰도 해명자료까지 내면서 정당한 공무집행이었다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처음 문제제기한 저희가 책임있게, 명확한 사실을 전달해 드려야 한다고 생각해서, 오늘은 그동안 나온 반박과 해명을 이문현 기자의 취재로 팩트체크 해드리겠습니다.

    ◀ 리포트 ▶

    '클럽 버닝썬' VIP 출입구 위에 설치된 CCTV 영상입니다.

    이 영상을 보면, 클럽 이사한테 폭행당해 신고한 김상교 씨가 출동한 경찰관 목덜미를 잡아 끌다가 같이 넘어집니다.

    영상을 단독으로 공개한 인터넷 매체는 "김 씨가 경찰의 목덜미를 잡고 넘어뜨리는 비정상적인 모습이 연출됐다"는 설명까지 달았습니다.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김 씨가 잘못했다는 의견과 그렇지 않다는 의견이 갈렸습니다.

    과연 김상교씨는 이때 경찰을 공격한 걸까?

    영상을 0.2배로 천천히 돌려봤습니다.

    뒤에 서 있던 경찰관이 먼저 김씨를 잡아당깁니다.

    그러자 중심을 잃고 넘어지던 김씨가 반사적으로 앞에 있던 경찰관 목을 잡으며 함께 넘어지는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곧이어 다른 경찰관이 넘어진 김 씨 뒷통수를 발로 가격하는 모습도 담겼습니다.

    이 영상은 언론사 요청으로 지금은 포털사이트에서 삭제됐습니다.

    서울 강남경찰서 이재훈 서장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다음과 같은 해명자료를 내놨습니다.

    "김상교 씨가 쓰레기 봉투를 발로 차는 등 위력으로 보안 업무를 방해하고 있었으며, 초동조치가 우선"이었다며 현장에서 체포한 이유를 설명합니다.

    그렇다면 당시 경찰의 초동조치는 어땠을까?

    상황을 분 단위로 되짚어 보겠습니다.

    오전 6시 55분 클럽밖으로 끌려나온 김상교씨는 클럽이사 장씨에게 1분 동안 무차별 폭행을 당했습니다.

    5분 뒤인 오전 7시 1분, 김씨는 112에 신고를 했고, 경찰은 7시 13분에 현장에 도착했습니다.

    신고 받고 12분이 지난 뒤였습니다.

    그런데 현장에 도착한 뒤에도 경찰은 순찰차에서 바로 내리지 않았습니다.

    경찰관들이 차에서 내린 시각은 오전 7시 15분, 2분 동안 차 안에 그냥 있었던 겁니다.

    그 2분 동안 김상교 씨는 클럽으로 들어가 쓰레기 봉투를 들고 나와 발로 찼고, 말리는 클럽관계자 뒷통수를 때리기도 합니다.

    [김상교/폭행 피해자]
    "경찰이 왔는데 저를 때릴 리는 없잖아요. (클럽 관계자가) 문을 계속 닫았으니까…(제가 문을) 못 닫게 하려고 쓰레기통 있었는데, 쓰레기통 끌고 나왔어요. 끌고 나왔고 그냥 엎었어요. 다 나오게 하려는 의도였어요."

    경찰 해명대로 초동조치가 우선이었다면 흥분한 김 씨를 말렸어야 했는데, 그냥 쳐다만 보고 있었던 겁니다.

    이렇게 차에서 대기하던 경찰은 클럽 관계자들이 밖으로 나오자, 그제서야 순찰차에서 내렸습니다.

    "저는 경찰차만 기다렸거든요. '제가 신고자다'(라고 말했어요). 안 내려요, 경찰이. 안 내렸죠."

    이에 대해 경찰은 "차 안에서 김 씨에게 전화를 걸었는데 받지 않아 그 시간만 1-2분 정도 소요됐으며, 소동을 피우는 사람이 신고자인지 몰랐다"고 해명했습니다.

    또, "갈비뼈를 다쳤다고 급박하게 신고해서 눈 앞에 소동을 피우는 사람이 신고자라고 생각하지 못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렇게 폭행 피해자인 신고자를 찾는데 중점을 뒀다면서도 경찰은 정작 폭행 장면이 명확히 담긴 CCTV는 쳐다보지 않았고, 때린 사람을 찾으려고 클럽에 들어가보지도 않았습니다.

    갈비뼈가 다쳤다는 신고를 받았는데도 김 씨를 거칠게 다룬 경찰.

    지구대 안에서 김상교씨 어머니가 119를 부르자 경찰은 조사를 받아야 한다며 구급대원을 돌려보냈습니다.

    이에 대해 경찰은 "119구급대가 2회 출동했는데, 첫 출동은 김상교 씨가 구급대원에게 거친 언행을 하며 돌아가라 했고, 두번째 출동은 구급대원이 긴급 후송 환자가 아니라고 판단해 철수했다"고 해명했습니다.

    경찰이 돌려보낸 게 아니라, 구급대원 스스로 판단해 돌아갔다는 주장입니다.

    하지만, 이 역시 사실과는 다릅니다.

    우선 두번째 출동 당시, 구급활동 일지를 보면, "역삼지구대 경찰이 조사 이후에 병원 이송을 해야 한다고 해서 귀소했다"고 분명히 적혀 있습니다.

    또 첫 출동 때도 김 씨가 '돌아가라'고 한 건 맞지만, '거친 언행은 없었다'는 게 구급대원들의 얘깁니다.

    [소방관계자]
    "평소에 주취자들이 대응을 하면 욕을 하거나 침을 뱉거나 그러면 다 기억을 한대요, 대원들이. 그런데 이 건에 대해서는 딱히 기억나는 건 없다고 하는 걸 보면 큰 것(거친 언행)은 없었던 걸로 판단이 되는데요."

    마지막으로 경찰은 "김 씨가 조사를 위한 출석을 거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김 씨는 지난 1월 22일 출석해 폭행과 강제추행, 업무방해 혐의 등에 대한 조사를 약 4시간 동안 받았고, 추가 일정도 경찰과 조율중입니다.

    [하정림/김상교 씨 측 변호사]
    "경찰이 주장하는 조사 거부는 명백하게 사실이 아닙니다. 그리고 경찰의 인권 침해 부분에 대해서는 저희가 할 수 있는 모든 법적 수단을 다해서 대응할 예정입니다."

    취재진이 확보한 지구대 CCTV 영상을 보면 김상교씨는 1시간 33분 동안 뒷수갑이 채워졌다 풀려나면서 경찰관쪽으로 걸어가 종이에 침을 뱉었습니다.

    이 장면을 제외하고 김씨는 의자에 묶여 앉아 있었습니다.

    김씨 역시 지구대에 묶여 있는 동안 욕설을 하고 항의를 한 것은 사실이지만, 흠씬 두들겨 맞은 자신만 체포돼 억울해서 그런 거라고 취재진에게 설명했습니다.

    버닝썬 클럽 폭행 사건을 엄정히 수사해 달라는 청원글에 20만명 이상이 동의한 가운데, 서울경찰청은 전담팀을 꾸려 클럽 유착 의혹과 약물 성폭행 의혹까지 집중 내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이문현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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