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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생 상당수 '유학생'…"예쁘네 노래해 봐" 면접

신입생 상당수 '유학생'…"예쁘네 노래해 봐" 면접
입력 2019-02-08 20:32 | 수정 2019-02-08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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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많은 대학들이 재정난을 타개하기 위해 외국인 학생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습니다.

    돈을 더 많이 벌기 위해서 뽑는데만 급급하다보니까, 면접 과정 자체도 허술하고, 또, 일부 학생들은 불법 취업을 위해서 입학하자마자 사라지기도 하는데,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일단 뽑고 보자는 대학들의 장삿속에, 외국인 유학생 선발 제도가 불법체류자를 양산하는 통로로 악용되고 있는건데요.

    조희형 기자의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충북의 한 대학교.

    한국어 수업을 마친 베트남 학생들이 기숙사로 들어갑니다.

    "안녕하세요. "

    타지에서 온 한국 학생들을 위해 지은 기숙사인데, 베트남 유학생들이 묵고 있는 겁니다.

    방 한 칸에서 생활하는 학생 수는 최대 7명.

    규정상 금지된 조리기구인 버너, 전기밥솥이 눈에 띕니다.

    [베트남 유학생]
    "방학이라 학교 식당이 잘 안 열어요. 사서 먹으면 3천원대로…(비싸서 해먹어야 됩니다.)"

    일년 전 47명에 불과했던 이 대학의 외국인 유학생은 지난해 말 갑자기 158명으로 늘었습니다.

    학교측이 1년짜리 어학연수 과정을 만들어 베트남 학생들을 대거 유치한 겁니다.

    [대학교 관계자]
    "XX대 타이틀을 달고 베트남에서 버젓하게 얘네들이 활동을 할 수 있어야 된다. 한번 (대학을) 키워보자."

    베트남 유학생들이 일 년에 내는 수업료는 1300만원.

    베트남 대졸 초임 월급의 40배가 넘는 큰 돈이지만, 어찌된 일인지 학생들은 베트남에서 듣던 한국어 수업이 더 낫다고 말합니다.

    [베트남 학생]
    "베트남에서 더 재밌고, 선생님이 더 학생한테 관심이 있어요. 베트남에 숙제검사 하는데 (여기는) 숙제 안해도 관심이 없어요."

    매년 천 2백여명의 신입생을 뽑는 세종시의 한 전문대학.

    이 대학의 외국인 유학생은 500여명, 전체 학생의 10%에 달합니다.

    3년 전에 비해 4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근처 식당 주인]
    "베트남 학생이 오백여명이 들어왔는데 기숙사 배정 받는데 (학생들끼리) 트러블(갈등)이 있어가지고…"

    유학생들이 많다 보니, 한국인 학생들과 크고 작은 갈등이 끊이질 않습니다.

    [내국인 학생]
    "여학생 보고 웃고 장난치고 그런거 불편함을 많이 느끼더라고요…"

    외국인 유학생들은 베트남과 중국 등에 있는 현지 유학원을 통해 선발됩니다.

    대학관계자들이 찾아가 면접을 보고 뽑는데, 그 과정이 허술하다고 현지관계자는 전했습니다.

    [현지 유학원 관계자]
    "인터뷰 학생 몇 명 준비해 200명 준비하라 그러면 200명 준비해요. 그리고 본인이 와서 인터뷰 보고 맘에 드는 학생 뽑아갑니다."

    면접 시간은 보통 10분 미만.

    [베트남 유학생]
    "(면접시간이) 5분에서 10분 정도…"

    한국어 능력보다는 외모나 노래실력으로 선발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현지 유학원 관계자]
    "200명 하루만에 다 인터뷰 합니다. 엄청 빨리합니다. 이 사람은. 노래해봐. 넌 얼굴이 잘생겼네 넌 괜찮네 예쁘네."

    심지어 고등학교를 졸업한 지 10년이 넘은 부부를 동시에 뽑은 적도 있었습니다.

    대학들이 이렇게 정원제한 없이 뽑을 수 있는 건, '1% 미만' 인증 제도 때문입니다.

    유학생 중 불법체류자 비율이 1% 미만이면 법무부가 따로 인증을 해주는데, 이 인증을 받으면 유학생의 정원 제한도 사실상 사라지고, 비자 발급도 간단해집니다.

    불법체류자 관리만 하면 학교 재정에 큰 보탬이 되다보니, 대학마다 경쟁적으로 외국인 학생들을 유치하고 있는 겁니다.

    [현지 유학원 관계자]
    "관리가 안되니까…착한 애들은 저한테 선생님 저 도망갈래요. 언제쯤 도망갈래요. 야 도망갈래도 봄에 도망가. 지금 추워. 저도 어쩔 방법이 없으니까."

    일부 학교에서는 유학생들을 무리하게 감시하면서 문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여권을 뺐는가 하면, 무단 이탈자가 생기면 다른 유학생에게 책임을 묻기도 합니다.

    [베트남 유학생]
    "같은 방에 사는 학생이 도망가는 걸 보고도 학교에 말하지 않으면 책임(비자 취소)을 져야 한다고 했습니다"

    또, 무단 이탈이 의심된다며 일찍 입국한 학생들을 베트남으로 돌려보내 논란이 된 적도 있었습니다.

    [비자 취소 학생]
    "입학금 다 냈는데 **대에서 공부를 왜 못하는지 이해가 안됩니다. 화가 납니다."

    지난 해 기준으로 국내에서 공부 중인 외국인 유학생은 16만명.

    이 가운데 9% 정도인 1만 3천 9백여명이 불법체류자로 전락했습니다.

    지난 3년 사이 4배 이상 늘었고, 1-2년짜리 어학 연수생은 다섯명 중 한 명이 무단 이탈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를 막기 위해 법무부가 한국어 능력시험 2급 이상만 선발하도록 비자 발급 요건 강화를 추진했지만, 교육부와 대학이 크게 반발하면서 일부 대학에만 이 조건을 적용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습니다.

    MBC뉴스 조희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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