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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나는' 졸업장을 저 하늘에…5년 만에 불린 이름

'빛나는' 졸업장을 저 하늘에…5년 만에 불린 이름
입력 2019-02-12 20:18 | 수정 2019-02-12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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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오늘 특별한 졸업식이 열렸습니다.

    이렇게 꽃다발, 졸업 앨범에, 졸업장까지…

    평범한 졸업식같지만, 졸업생은 단 한 명도 참석하지 못했는데요.

    대신 엄마 아빠가 졸업장을 받고 아이들의 졸업을 축하해줬습니다.

    [김정해/故 안주현 군 어머니]
    "오늘 졸업장 받았으니까 꿈도 더 자기 꿈을 향해서 펼쳐나갈 우리 주현이가 더 생각이 나요."

    지난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로 희생당한 안산 단원고 2학년 학생 250명이 친구들보다 3년 늦게 오늘 명예졸업장을 받았습니다.

    이준희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 리포트 ▶

    강당에 덩그러니 놓인 의자 250개.

    꽃다발과 졸업 앨범이 놓였습니다.

    아이 대신 자리를 채운 엄마 아빠들.

    5년 전 그날 참사 소식을 듣자마자 뛰쳐 올라왔던 그 강당에서 졸업식이 열렸습니다.

    "김수진, 김영경…."

    한명 한명 아이들의 이름이 호명되자 마른 줄 알았던 눈물이 또 터져 나오고, 대형 스크린에 나타난 아이 얼굴도 차마 볼 수가 없습니다.

    학적이 말소됐다가 복원되고, 미수습 희생자들을 기다리는 사이 3년이나 늦어진 졸업식.

    "본교 학칙에 의거하여 명예졸업장을 수여합니다."

    설렘에 찍었던 입학 사진이 졸업 사진이 될 줄은 몰랐습니다.

    [김정해/故 안주현 군 어머니]
    "아…어떡해…"

    졸업식이 끝나도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

    그동안 고마웠다고, 서로를 끌어안습니다.

    이제는 정말 떠나야 할 때.

    아들 교복을 입고 온 어머니는 의자에 붙은 아이 이름을 떼면서 또 한 번 무너져 내립니다.

    [권미화/故 오영석 군 어머니]
    "명예 졸업도 끝나면 딱히 우리 아이들 이름을 딱히 챙기지 않을 것 같아서 집에 갖다 놓으려고…"

    아이들을 등에 지고 수면 위로 승천하라는 의미를 담은 노란 고래.

    그 앞에 와서야 엄마는 어렵게 축하의 한마디를 건넸습니다.

    [안명미/故 문지성 양 어머니]
    "더 좋은 곳에서 더 예쁘게 살아. 졸업 축하해 딸… 사랑한다."

    MBC뉴스 이준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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