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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간다] 상장되면 5천 배?…가상화폐 '코인업' 가보니

[바로간다] 상장되면 5천 배?…가상화폐 '코인업' 가보니
입력 2019-02-14 20:35 | 수정 2019-02-14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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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 ▶

    바로간다, 인권사회팀 김민찬 기자입니다.

    가상화폐 투자 광풍이 불기 시작한 게 딱 1년 전이죠.

    예전만큼은 아니라지만, 가상화폐 시장엔 여전히 뭉칫돈이 몰려들고 있는데요.

    시장을 규제하고 감독하는 장치가 없다보니, 그야말로 무법천지가 돼 버렸습니다.

    어느 정도인지, 실태를 낱낱이 보여드리겠습니다.

    지금 바로 가보겠습니다.

    ◀ 리포트 ▶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코인업이라는 가상화폐 발행 회사 투자 설명회를 갔습니다.

    3천 명 좌석은 다 찼고, 서서 보는 사람까지 대략 5천 명이 몰려들었습니다.

    회사 대표가 등장하자, 박수가 터집니다.

    "여러분 큰절 한번 올리겠습니다."

    이어 회사 관계자가 화려한 청사진을 제시합니다.

    자기네 코인이 중국과 남태평양 피지로 진출해 그 나라에서 화폐로 쓰일 거라는 겁니다.

    [코인업 관계자]
    "피지에도 저희가 진출할 겁니다. 아름다운 집을 여러분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코인으로 구매할 수 있다면 어떻게 되시겠습니까?"

    설명회에 온 투자자에게 어떤 회사인지 아느냐고 물었더니, 이렇게 말합니다.

    [코인업 투자자]
    "너무 기적적인 일이니까."
    (기적적인 일이라고요?)
    "기적이지. 이거 얼마나 대단해요. 기가 막힌데."

    기적을 일으킨다는 가상화폐 회사 코인업을 찾아가봤습니다.

    서울 강남의 8층짜리 건물을 통째로 쓰고 있었습니다.

    투자 상담을 받고 싶다고 하자, 서로 설명하겠다며 실랑이를 벌입니다.

    [코인업 투자자]
    (상담하러 오셨대요.)
    "아니, 왜 저한테 물어봤는데 이리로 모셔요. 저한테 물어봤잖아요."
    (아 그래요?)

    이어 나타난 남성.

    저를 보자마자 대뜸 시중에서 판매중인 월간 잡지 표지부터 보여줍니다.

    문재인 대통령 옆에 서 있는 남성.

    바로 이 회사 대표인 캐시 강, 본명 강석정 씨입니다.

    언뜻 보기엔 강 대표와 문 대통령이 친분이 있어 함께 찍은 것 같지만, 사실은 합성한 겁니다.

    [코인업 관계자]
    "원래 사진 찍기로 돼 있는데, '사진만 보내라'… 서로 시간이 안 맞으니 캡쳐해서 요렇게 표지 모델로 나왔어요."

    청와대에 얘기해서 사진을 합성해 표지로 쓰겠다고 허락을 다 받았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이달 말에 상장만 되면, 지금 20원 하는 코인 가격이 5천 배 뛰어 10만 원까지 갈 거라고 말합니다.

    "(코인 가격을) '10만 원까지 올릴 겁니다' 이렇게 말을 하는 겁니다."

    또 다른 여성한테도 상담을 받았습니다.

    역시 보자마자 대통령 합성 사진부터 내밉니다.

    "사진은 합성이지만 대통령 옆에서 사진이 허가가 이뤄졌다는 건…"

    홍보를 늘어놓다가, 동대문에 있는 쇼핑몰과 제휴를 맺어 거기서는 코인을 화폐처럼 쓸 수 있게 된다고 말합니다.

    "(쇼핑몰) 14층, 15층 까지 건물에서 쇼핑할 때 다 쓸 수 있게 만드는 거고…"

    다음날 새벽 4시 반.

    다시 회사를 찾아가봤습니다.

    택시와 승용차가 끊임없이 건물 앞에 서고, 사람들이 종종 걸음으로 들어갑니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좋은 아침입니다!"

    동 트기 전에 회사에 오는 사람만 약 800명.

    왜 이 꼭두새벽부터 나오느냐고 물었더니, 돈 때문이라고 합니다.

    투자자를 끌어 오면 소개비를 주는데, 새로운 투자자와 함께 새벽 5시까지 꾸준히 출근하면 돈을 더 얹어준다는 겁니다.

    [코인업 관계자]
    "5시에 출근을 해야 하고 일정한 매출이 있어야 내가 (소개비) 15% 이상 받을 수 있어."

    또 투자자를 일반 회원부터 실장과 팀장, CFO로 등급을 나눠 놓고 올라갈 수록 소개비를 더 챙겨 줍니다.

    투자자가 다른 투자자를 계속 끌어오게 만드는 전형적인 피라미드 구조인 겁니다.

    이 회사는 코인 파는 방식도 다릅니다.

    대표 상품인 이른바 '패키지'.

    [코인업 관계자]
    "코인을 구매를 하신다 그러면 1천만 원이 8주 후에는 현금으로 1천5백만 원을 드려요."

    말 그대로 1천만 원 투자하면 8주 이후에 이자 5백만 원을 붙여서 준다는 얘깁니다.

    또 상장이 되면, 거래 가격 100원이 넘는 코인 수백만 개, 그러니까 수억 원 어치를 덤으로 준다고도 합니다.

    이 정도도 믿기 힘든데, 더 놀라운 상품도 있습니다.

    작년 12월에 판매한 '5배수 패키지'.

    두 달 만에 투자금을 5배로 불려주는 상품으로, 예를 들어 1천만 원 투자하면 5천만 원, 1억을 투자하면 5억을 돌려준다는 겁니다.

    [코인업 투자자]
    "그 때는 5배수가 있었어. 5배를 주는 거."
    (5배요?)
    "5배. 그게 이달 25일이 만기입니다."

    회사가 홍보하는 게 사실인지 하나하나 확인해봤습니다.

    먼저 대통령 사진이 실린 인터뷰라는 월간 잡지.

    잡지 발행 회사에 물었더니, 돈만 주면 얼마든지 원하는 대로 만들어준다고 말합니다.

    [잡지사 관계자]
    "(잡지) 300부 이상 구매를 좀 부탁을 드려요. 건당 2만 원, 600(만 원) 입니다."

    청와대에도 확인해보니, 대통령과 시간이 맞지 않아 사진 합성을 허락했다는 얘기도 다 거짓이었습니다.

    코인 사용 제휴를 추진한다는 동대문 쇼핑몰, 역시 금시초문이라고 잘라 말합니다.

    [동대문 쇼핑몰 관계자]
    "저는 지금 처음 들어요."

    거래소 상장 여부도 불투명합니다.

    1월에 상장한다고 했다가, 2월 말로 미루더니, 이젠 3월 초로 또 연기한 상황.

    국내 최대 규모 거래소에 물었더니, "생전 처음 들어보는 코인"이라고 합니다.

    [가상화폐 거래소 관계자]
    "상장 관련한 것은 아예 얘기를 한 적도 없고요. 저희는 전혀 모르는 코인이라…"

    끝으로 1억 투자하면 두 달 만에 5억을 준다는 패키지 상품.

    투자 전문가 여럿에게 물었지만, "사기가 아니라면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월드컵 티켓을 결제하는 수단으로 만들겠습니다."

    "우리 회사가 가지고 있는 상품권이 앞으로 현대, 롯데, 신세계하고 통합 상품권이 나올 거예요."

    이런 말을 믿고, 누구는 퇴직금 수억 원을 쏟아 부었고, 누구는 친인척 돈 까지 끌어 모아 투자했습니다.

    [코인업 투자자]
    "제일 많이 하신 사람은 12억까지 하신 분이 계세요. 어마어마하죠."

    이렇게 투자한 사람만 최소 만 명.

    누구 하나 피해자라고 나서지 않다보니 사법당국도 지켜만 보고 있을 뿐입니다.

    그러는 사이 코인업이란 회사는 조선일보에 버젓이 기사 형식 광고를 내고, 인터넷 홍보 방송까지 하고 있습니다.

    간섭하는 사람 없고 규제하는 사람도 없다보니 무법천지가 된 가상화폐 시장.

    내일은 저희가 mbc코인이라는 가상화폐를 직접 만들어서 지금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무슨 벌어지는지 보여드리겠습니다.

    바로간다 김민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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