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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학기 13일 남았는데…"문 닫고 영어유치원으로"

새학기 13일 남았는데…"문 닫고 영어유치원으로"
입력 2019-02-18 20:18 | 수정 2019-02-18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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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경기도 파주의 한 사립유치원 원장이 신입생 모집까지 다 끝내놓고 유치원 문을 닫아버리겠다고 갑자기 통보해 학부모들의 공분을 사고 있습니다.

    이제 새 학기 시작하려면 꼭 2주 정도 남은 상황인데요.

    유치원 문을 갑자기 닫겠다는 이유는 회계 관리 시스템 에듀파인을 사용하기 싫다는 겁니다.

    먼저 이기주 기자입니다.

    ◀ 리포트 ▶

    경기도 파주의 한 아파트.

    곳곳에 '악덕유치원 원장 아웃'이라는 현수막이 붙어있습니다.

    2019년 신입생 모집까지 끝내 놓고 갑자기 유치원 문을 닫겠다고 통보해 학부모들이 반발하고 있는 겁니다.

    [유치원 학부모들]
    "2월은 도저히 애를 보낼 수 없는 상황이에요. 원서도 못 넣었어요. 갈 곳이 없어서…기만하는 거잖아요."

    학부모들이 '악덕 유치원 원장'이라고 부르는 사람은 56살 김모 원장.

    김 원장은 딸 명의로 어린이집을 열고 사실상 겸업을 하다 지난해 12월 적발됐습니다.

    [김 모 원장/지난해 12월 16일 뉴스데스크]
    (잠깐 얘기 좀 하세요.)
    "아이들 등원시간이에요."
    (실질적으로 겸임하신 거 아니에요? 어린이집?)

    김 원장은 돈이 안 된다는 이유로 편법으로 운영하던 어린이집을 폐쇄했고, 학부모들이 보낸 물티슈 등 비품까지 빼돌려 현재 교육청 감사까지 받고 있습니다.

    [어린이집 교사/지난해 12월 16일 뉴스데스크]
    "물티슈 (유치원에) 많아. 물티슈 갖다 해. 유치원에서 걷은 거겠죠."

    이 같은 비위 사실이 보도되면서 학부모들이 항의하자, 김 원장은 "어린이집과 달리 유치원은 문을 닫지 않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김 모 원장/2월 8일 학부모 설명회]
    (마이너스가 돼도 운영하신다면서요?)
    "제가 그렇게 약속을 했었죠."

    하지만 김 원장은 약속을 어기고 최근 유치원 문을 닫겠다고 통보했습니다.

    국가관리회계시스템, 에듀파인을 사용하기 싫다는 게 그 이유였습니다.

    [김 모 원장/지난 8일 학부모 설명회]
    "폐원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가 열어놨어요. 교육청에 (나에 대한) 민원이 너무 많아서 (에듀파인) 시행령이 적용돼서 한다고 하면 나는 타깃(표적)이 1순위다."

    에듀파인을 사용하면 모든 비용처리가 교육청에 실시간 보고되는데, 이 프로그램으로는 유치원 운영이 어렵다는 것이었습니다.

    대신 김 원장은 에듀파인 적용 대상이 아니고 수업료도 2배 이상 비싼 영어 유치원을 열겠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유치원 학부모]
    "자기 사업 수단을 위해서, 원장 하나로 인해서 애들, 엄마들, 선생님들 다 상처받은 거예요. 원장이라도 바뀌면 이 유치원에 계속 남으면 좋겠는데…"

    유치원이 없어지면 당장 아이 보낼 곳이 없는 학부모들은 난감한 상황.

    일부 학부모들이 김 원장의 퇴출을 요구하며 집회를 여는 등 단체 행동에 들어간 가운데, 경기도 교육청은 이 유치원에 대한 실태조사에 착수했습니다.

    MBC뉴스 이기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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