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이동 메뉴로 이동
Home > 다시보기 > 뉴스데스크

[단독] 유독 공기업과 거래할 때 '폭리'…"담합했다"

양효걸 기사입력 2019-02-20 20:22 최종수정 2019-02-20 22:18
효성 중공업 담합 탈세 국세청
◀ 앵커 ▶

어제 효성 그룹의 내부 자료를 통해서 광범위한 탈세 정황, 그리고 국세청의 세무조사 착수 소식, 보도해드렸습니다.

오늘 추가 의혹을 제기합니다.

이 효성의 내부 자료엔 중공업 업계에 만연한 담합의 정황도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수십억 원대 원전 부품부터 지하철 공사에까지 유독 공기업이 발주한 공사가 많이 등장하는데 그 수상한 거래 의혹을 양효걸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원전 신고리 3·4호기 변압기 입찰을 앞두고 있던 지난 2014년 11월, 효성 관계자는 담합, 이른바 '짬짜미'를 통해 현대중공업이 낙찰받기로 돼 있던 물량을 넘겨달라고 부탁합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
"아이씨 그거 돈 얼마 되지도 않은 것 갖고…"

[효성 관계자]
"엄청 커요. 이거는 예산이 적어도 7억이잖아요. 8100kVa잖습니까."

혹시나 다른 업체가 중간에 끼어들지 못하도록 막겠다고 말합니다.

[효성 관계자]
"아 참, 그 LS(산전)는 안들어와요? 들어와요?"

[현대중공업 관계자]
"걔(LS)는 알지도 못할거야 아마."

[효성 관계자]
"LS 뭐 늦게라도 알게 됐으면 제가 그건 막을게요."

또 담합으로 취하는 이익은 판매가의 약 40%에 달한다고 털어놓습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
"응, 그러면 무지 남는다."

[효성 관계자]
"에이, 무지는 아니에요. 한 40% 정도."

통상적인 거래에서 효성 중공업의 이익률은 10에서 15% 안팎.

유독 공기업과 거래할 때는 입찰 담합을 통해 3배가 넘는 폭리를 취하는 겁니다.

[안원구/전 대구지방국세청장]
"공기업에다가 '사이드 머니'로 돈을 돌려 줬을 것으로 추정되는 그런 자료들이 있어요. 이 사건은 단순한 탈세 사건이 아니라 정부 공기업의 수주담당자들까지도 전부 다 조사를 해봐야 합니다."

이에 대해 효성 측은 "당시 한수원이 발주한 3천 6백억 원 물량 중 효성이 수주한 건 500-600억 원에 불과하다"며 "담합을 했다는 주장은 말이 안된다"고 반박했습니다.

하지만 실제 내부 회계자료에 드러난 수치는 달랐습니다.

2011년 4월부터 약 3년여 간 효성이 한수원으로부터 따낸 공사는 모두 천 3백 30억 원으로 천억 원이 훌쩍 넘습니다.

그런데 원가는 43%인 7백 63억 원에 불과합니다.

1천 원짜리 관급공사를 따내면 5백 70원이 이득으로 남는 셈입니다.

전문가들은 업체들끼리 치열하게 입찰 경쟁을 했다면 절대 나올 수 없는 이익률이라고 말합니다.

"터무니 없는 금액이에요. 경쟁을 하면 도저히 그 금액으로 수주를 받을 수 없는 (금액입니다.)"

심지어 입찰 경쟁을 하는 업체끼리 계약 물량을 주고 받는 황당한 거래도 이번 자료를 통해 여럿 확인됐습니다.

한가지 예로, 효성이 지난 2013년 1월 대구 지하철에 중앙제어 시스템을 설치하는 공사를 경쟁업체인 현대중공업으로부터 수주 받은 것으로 나와 있습니다.

입찰로 한 업체가 공사를 따낸 뒤, 경쟁 업체에게 물량을 나눠준 것으로 의심되는 대목입니다.

이에 대해 효성 측은 "현대정보기술과 현대중공업이 컨소시엄을 이뤄 따낸 공사에 효성이 납품업체로 참가했을 뿐"이라고 해명했습니다.

[김민규/전 효성 영업담당 차장]
"일명 '뽀찌'라고 하는데요. 도박판을 벌이면 상대방의 돈을 따먹어야 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같이 편을 먹는 거죠. 나중에 자기가 딴 돈의 일부를 약속대로 주는 거죠."

이번에 공개된 효성의 내부자료를 통해, 원가 부풀리기 뿐 아니라 업체간 담합을 벌인 정황이 드러나면서 중공업계의 다른 업체들로 당국의 조사가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MBC뉴스 양효걸입니다.

오늘의 m pick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