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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신의 대가 쓰다" 으름장에도…내부 공감 못 얻어

"배신의 대가 쓰다" 으름장에도…내부 공감 못 얻어
입력 2019-03-04 20:07 | 수정 2019-03-04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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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호기롭게 대정부 강경 투쟁에 나선 한유총, 앞서 짚어드렸지만 학부모들의 거센 반발, 또 정부의 강경 대응에다 뭣보다 집단 행동 대오에서 이탈하는 회원들이 늘면서 투쟁 동력이 떨어졌습니다.

    이덕선 한유총 이사장은 "아무 것도 얻지 못했다"면서 조만간 자신의 거취를 표명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한수연 기자입니다.

    ◀ 리포트 ▶

    불과 하루 전만 해도 정부가 파악한 숫자보다, 4배 많은 유치원이 개학을 연기할 것이라고 한유총은 호언 장담했습니다.

    [전성하/한유총 정책위원(어제)]
    "저희 정보가 훨씬 정확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증명을 하기 위해서는 내일이 돼보면 알 것 같습니다."

    오늘 아침에는 보수 일간지에 개학 연기를 교육부 탓으로 돌리는 비난 광고까지 실었습니다.

    하지만 호기로웠던 겉모습과 달리 한유총 내부에서는 회원 이탈을 막기 위한 협박 문자까지 오갔습니다.

    한 지회에서는 '배신의 대가가 얼마나 쓴지 알게 될 거다' '서로에게 총질하지 말자'는 등 격한 표현으로 개학 연기를 강요하는 문자를 보냈고, 지역 대표가 직접 '개학 연기 안하는 유치원을 방문하겠다'고 압박하기도 했습니다.

    일부 개학연기를 주장하는 유치원에선 학부모들을 상대로 설득작업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사립유치원 원장(학부모 오리엔테이션 중)]
    "제가 적자를 볼 때 국가에서 (손해금을) 주셔야 돼요. 근데 적자를 볼 때는 국가에서 아무것도 안줘요. 빗발치듯이 (교육청에) 전화 좀 해주세요."

    하지만 광주와 천안아산 지역 한유총 지회는 유치원을 정상 개학하겠다고 밝혔고, 개학연기를 하겠다고 했다가 슬쩍 철회하는 유치원도 126곳이나 됐습니다.

    한유총 내부적으로도 아이들을 볼모로 한 강경 투쟁이 공감을 얻지 못했던 겁니다.

    [한유총 소속 유치원 원장]
    "회원이라고 다 참여하는 거 아니잖아요. 의무도 아니고. 나를 보고 학부모가 아이들을 보낸 거지…"

    예전과 달리 시차를 두지 않은 시정명령과 형사고발, 공정위 신고 등 정부의 즉각적인 강경 대응도 한유총을 사면초가에 몰아넣었습니다.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 학부모와 정부를 협박해봤지만, 이번엔 통하기는 커녕 오히려 설립허가 취소 위기라는 역풍을 맞게 된 셈입니다.

    이덕선 이사장은 "어느 것 하나 얻지 못한 것 같다"며 "이 모든 사태의 책임을 통감하며 수일 내로 거취 표명을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MBC뉴스 한수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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