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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학원이 키운다…'사교육' 넘은 '사보육'

아이는 학원이 키운다…'사교육' 넘은 '사보육'
입력 2019-03-12 20:34 | 수정 2019-03-12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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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정부가 작년 한 해 초중고 학생 사교육비 실태를 조사해보니까 학생 1인당 월 29만 천 원이었습니다.

    "저것 밖에 안돼?"라고 생각하실 수 있는데 실제로 사교육을 받는 학생만 추려봤더니 월 39만 9천 원, 서울 지역, 일반고 학생으로 더 좁혀 보면 75만 7천 원.

    자녀가 둘이면 한 달 150만 원 정도 나가니까 이 정도면 체감이 되실 겁니다.

    자, 그런데 오늘 저희 보도는 초등학생에 초점을 맞춰보려고 합니다.

    초, 중, 고 학생 중에 사교육을 가장 많이 받는 게 바로 초등학생인 겁니다.

    10명 중 8명 넘게 중·고생보다 더 긴 시간 사교육을 받고 있다는데 이유가 뭔지, 이대로 괜찮은 건지, 전동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서울 강남의 한 초등학교 앞.

    하교 시간이 되자 노란색 학원 차량이 줄줄이 몰려옵니다.

    영어, 태권도, 야구 학원까지…곧바로 아이들을 태워 나릅니다.

    [태권도 학원 관계자]
    "부모님 안 오시는 아이들이 더 많거든요. 한 80%가. 일 때문에. 저희 같은 경우는 픽업 해서 가다 보니까…"

    학원이 끝나면 바로 또 다음 학원으로 옮겨주고 마지막으로 집까지 데려다 주는 곳도 있습니다.

    [학원 관계자]
    "얼마만큼 우리 아이가 안전하고 다음 스케쥴로 이동하는 데 문제가 없는지에 따라서 (부모님들이) 셔틀 운행을 굉장히 중요시해요."

    사교육을 받는 초등학생들은 82.5%, 10명 중 8명 이상입니다.

    중학생과 고등학생보다도 비율이 높습니다.

    1주일에 평균 6.5시간.

    고등학생보다 1시간 10여분 더 깁니다.

    하교가 빠르다 보니, 특히 맞벌이 부모 입장에선 무슨 과목을 배우냐보다, 빈 시간을 메울 수 있는 학원을 고르는 게 일입니다.

    [초등학생 학부모]
    "시간대가 안 맞으니까. (학원 자리가) 없을 때는 다른 학원에 보냈다가 자리가 나면 그 시간에 맞춰서."

    이동의 불편과 사교육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방과 후 학교가 운영되고 있지만, 참여율은 전체 학생의 절반 남짓이고 그나마 전년에 비해 줄어들었습니다.

    정원 자체가 적다 보니 방과 후 신청일은 늘 전쟁입니다.

    [조경희/학부모]
    "선착순에서도 이제 엄마가 조금이라도 늦어서 떨어지면 엄마한테 막 울고…"

    방과 후 학교 수업과 정원, 시간을 늘리고 싶어도 학교의 노력만으론 한계가 있습니다.

    [00초등학교 교장]
    "구석에 있는 공간을 쪼개서 벽을 쌓고 교사 연구실을 마련하는 등…장소 문제라든가 (강사) 모집하고 이런 업무가 엄청 많아요."

    결국 초등학생 사교육 부담을 줄이기 위해선 방과후학교나 초등돌봄교실을 더 늘려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습니다.

    MBC뉴스 전동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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