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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떠나는 영정들…"집으로 가자, 고생했어"

광화문 떠나는 영정들…"집으로 가자, 고생했어"
입력 2019-03-17 20:02 | 수정 2019-03-17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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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서울 광화문 광장의 세월호 희생자 분향소가 설치된지 4년 8개월만에 이제 내일 철거를 앞두고 있습니다.

    오늘 304명 희생자의 영정을 옮기는 이안식이 먼저 진행됐습니다.

    희생자의 이름이 하나하나 호명됐고, 영정을 건네받은 유가족들은 눈물을 흘렸습니다.

    조희형 기자입니다.

    ◀ 리포트 ▶

    2014년 4월 16일, 그날 이후 5년이 지났지만 사진 속 아이들의 모습은 수학여행을 가던 앳된 모습 그대로 입니다.

    아이들의 영정이 하나씩 분향소에서 내려집니다.

    영정 주인의 이름이 한명, 한명 광장에 울려퍼지고, 엄마 아빠는 사진을 가슴에 꼭 끌어안습니다.

    처음에는 담담했던 부모들도 아이들의 사진이 하나 둘 떨어져 나가자 흐르는 눈물을 참을 수 없었습니다.

    세월호 참사 석달뒤, 도대체 왜 아이들이 그렇게 숨져야 했는지 부모들은 진상규명과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며 세월호 천막을 세웠습니다.

    귀를 닫은 당시 정부의 오만함, 그리고 극우단체들의 비웃음과 조롱속에서도 1700일을 버틸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영정속의 내 아이들 때문이었습니다.

    [장훈/4·16 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
    "저 조그만 사진틀 안에서 예쁘게 웃고 있는 아가들아. 엄마아빠 가슴에 안겨 이제 잠시만 집으로 가자. 이곳에서 밥을 굶고, 머리를 자르고 눈물과 절규로 하루하루 보낸 우리 엄마, 아빠들 지켜보느라 고생 많았다."

    유족들은 그동안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는 믿음으로 아픔을 함께 해준 국민들께 감사의 인사를 전했습니다.

    [박지민/故 정원석 군 어머니]
    "(저희) 부모들도 많다고 할지라도 다 할 수가 없어요. 그런데도 국민들이 함께 해주시고, 전국적으로 다닐 때 안아주고 많이 위로해주셨어요."

    304명의 영정들은 서울시 지하서고에 임시 보관됐습니다.

    영정들이 모두 사라진 천막안은 텅 비었고, 세월호 천막은 내일 모두 해체됩니다.

    서울시는 천막자리에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는 '기억·안전 전시공간'을 마련해 다음달 12일 시민에게 개방할 예정입니다.

    MBC뉴스 조희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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