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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땅 파자 '흔들흔들'…그래도 '3차원 조사' 안해

[단독] 땅 파자 '흔들흔들'…그래도 '3차원 조사' 안해
입력 2019-03-20 19:40 | 수정 2019-03-20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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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저 자리에 국내 유일한 지열 발전소를 지은 이유는 땅 밑의 온도가 다른 지역보다 높다는 거였습니다.

    그럼 땅 밑 온도만이 아니라 땅 밑에 뭐가 있는지도 확인해야 하고 이른바 3차원 조사가 필수적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조사 자체를 안 했던 것으로 드러났고 그 이유를 확인해봤더니 아예 활성단층의 존재를 몰랐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김성현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 리포트 ▶

    지질자원연구원 박사들이 지난 2015년 4월 세계지열학회에 발표한 논문입니다.

    지열발전소의 부지를 선정하기 위해서는 3차원 조사가 필수적이라고 명시돼 있습니다.

    3차원 조사는 지반 깊숙이 탄성파를 쏴 활성 단층이 얼마나 있는지를 입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검증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이강근/포항지진 조사단장]
    "탄성파를 보내는 쪽과 받는 쪽에서 보면 굴절되거나 반사돼서 오는 것들을 보면 성질이 다른 면이나 구조를 알 수 있잖아요. 정밀하게 볼 수 있는 탐사다."

    하지만 비용이 많이 들고 주민들이 반발할 수 있다는 석연치 않은 이유로 이 조사는 건너뛴채 발전소가 지어졌습니다.

    [양만재/포항지진 조사단 자문위원]
    "주민들을 지진 위험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필수불가결한 요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주민들과 대화도 안 했고 단층조사도 안 했고…"

    지진을 막을 수 있는 기회는 이후에도 여러 차례 있었습니다.

    땅에 구멍을 뚫는 과정에서 진흙이 섞인 물과 깨진 암석이 나왔다는 사실도 지반에 단층이 있다는 간접적인 증거, 하지만 공사는 계속됐습니다.

    시추를 맡았던 지열발전소 운영업체 측도 활성단층의 존재를 몰랐다고 인정했습니다.

    [넥스지오(지열발전소 운영업체) 관계자]
    "실제로 활성단층이나 아니냐가 중요한 문제일텐데 이 연구사업을 하면서 활성단층을 인지하진 못했습니다."

    지난 2016년 규모 5.8의 경주 지진, 2017년 4월 규모 3.1의 포항 지진 등 근처에서 지진이 잇따랐는데도 별다른 조치 없이 계속 땅 속에 물을 집어넣었던 것도 문제로 지적됩니다.

    스위스 정부가 지난 2006년 바젤에서 규모 3.4의 지진이 발생하자 인근에 있던 지열발전소의 가동을 즉시 중단하고 끝내는 발전소를 폐쇄한 것과 대조되는 대목입니다.

    MBC뉴스 김성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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