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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mm 카메라로 모텔 '생중계'…1,600명이 당했다

1mm 카메라로 모텔 '생중계'…1,600명이 당했다
입력 2019-03-20 20:26 | 수정 2019-03-20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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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모텔에 1mm 크기의 초소형 카메라를 몰래 설치해 놓고 그 안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을 그냥 촬영도 아니고 생중계한 일당이 경찰에 검거됐습니다.

    무려 천6백여 명이 피해자가 됐습니다.

    양소연 기자입니다.

    ◀ 리포트 ▶

    경찰이 모텔 객실에서 드라이어 거치대를 뜯어냅니다.

    거치대 뒷면에 플러그가 달린 물건이 보입니다.

    초소형 IP카메라입니다.

    투숙객들의 모습을 촬영하기 위해 50살 박 모 씨 일당이 붙여놓은 겁니다.

    박 씨 일당의 범행은 단지 카메라로 찍는 데만 그치지 않았습니다.

    초소형 카메라를 객실에 있는 인터넷 무선 공유기에 연결한 뒤 실시간으로 영상을 해외에 있는 서버로 전달했습니다.

    그리고는 이 영상을 불법 사이트 회원들에게 생중계했습니다.

    이들이 사용한 카메라는 지름 1mm 크기의 초소형이었습니다.

    육안으로는 식별이 거의 불가능합니다.

    점 하나 크기의 구멍만 있으면 설치가 가능하다 보니, TV 셋톱박스와 전기 콘센트에 있는 작은 틈, 헤어드라이어 거치대를 주로 이용했습니다.

    박 씨 일당은 손님으로 위장해 충청과 영남 일대의 모텔 서른 곳에 들어가 카메라를 설치했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셋톱박스에 설치된 초소형 카메라로 촬영되면 약 7초 뒤 생중계가 됩니다.

    1,600여 명의 사람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 관음증의 피해자가 됐습니다.

    해당 사이트에 접속해 투숙객들의 사생활을 엿본 사람은 4천여 명.

    한 달에 5만 원씩 돈을 내고 상습적으로 본 사람도 97명이나 됐습니다.

    IP카메라를 이용한 불법 촬영과 영상 유포는 나날이 고도화되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반려 동물을 지켜보기 위해 집안에 설치한 IP카메라가 해킹돼 사생활이 유출됐고 이번에는 초소형 렌즈를 이용한 실시간 스트리밍 불법 촬영으로 발전했습니다.

    모텔 업주들은 카메라가 설치된 사실을 알아내기가 쉽지 않다고 말합니다.

    [모텔 업주]
    "우리 입장에서는 설치했다든지 하면 보물찾기 식으로 찾지 않는 이상은 힘들죠. 손님들도 조금이라도 구멍이 있으면 막고 그러더라고요."

    하지만 경찰은 업주들이 일차적으로 확인할 책임이 있다고 강조합니다.

    [정석화/경찰청 사이버수사대]
    "숙박업소 관계자들은 객실에 이상한 전원이 연결되어 있는지, 그리고 틈새나 작은 구멍들이 있는지 이런 것을 면밀하게 관리, 감독을 해야 될 책임이 있다고…"

    경찰은 IP카메라로 숙박업소 객실을 생중계한 혐의로 박 씨 등 2명을 구속하고, 이들에게 사업자금을 투자한 임 모 씨 2명을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MBC뉴스 양소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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