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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럽 '버닝썬' 사건] "호감 있지 않았나"…피해자 '2번' 무너뜨린 질문

[클럽 '버닝썬' 사건] "호감 있지 않았나"…피해자 '2번' 무너뜨린 질문
입력 2019-03-22 19:53 | 수정 2019-03-22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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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저희가 클럽 버닝썬에서 벌어진 마약 유통과 성폭행 의혹을 보도하면서, 태국 남성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20대 여성의 사연을 전해드린 적이 있습니다.

    경찰이 이 사건을 3개월째 수사를 하고 있는데, 저희는 오늘 이 수사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지적하고자 합니다.

    조사 과정에서 경찰은 피해자측이 수치심과 모멸감을 느낄 수 있는 질문을 던졌는데, 이문현 기자의 보도 보시죠.

    ◀ 리포트 ▶

    지난해 12월 15일 새벽, 지인들과 클럽 버닝썬에서 술자리를 가진 20대 여성 K씨.

    K씨는 지인의 소개로 만난 태국인 남성이 '위스키'라며 건넨 술 서너잔을 마시고 정신을 잃었습니다.

    눈을 떴을 땐, 호텔 침대 위에 있었고 태국 남성에게 성폭행까지 당했다는 게 K씨의 주장입니다.

    [K씨/성폭행 피해 여성]
    "(태국인이) 입을 양손으로 틀어막아서 심폐소생술 하듯이 위에서 계속 짓눌렀어요. 제가 '죽겠구나'라고 생각을 했거든요. 제가 바닥에 가서 무릎꿇고 빌었어요. '집에 가고 싶다고, 엄마가 너무 보고 싶다'고…"

    K씨가 경찰에 제출한 산부인과 소견서를 보면 동의 없는 성관계에서 주로 발견되는 '열상'을 입은 걸로 돼 있고, 목과 가슴에 전치 3주의 상처도 났습니다.

    가해자로 지목된 태국 남성은 사건 당일 경찰 조사를 받고, 다음날 본국으로 돌아갔습니다.

    경찰은 이사건을 3개월 넘게 조사하고 있는데, 가해자가 국내에 없는 상황에서 누구를 상대로 어떤 조사를 벌이고 있을까요.

    경찰이 추가 수사가 필요하다며 부른 건 당시 버닝썬에 함께 갔던 피해 여성의 친구 A씨.

    그런데 경찰은 A씨를 불러 놓고 성폭행 피해 여성이 가해자에게 호감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질문을 했습니다.

    [A씨/피해 여성의 친구]
    "마지막쯤에 근데 '피해자가…언니가 그 사람(태국인)한테 호감이 있었던 것처럼 보이지 않았냐'라고…"

    A씨가 아니라고 대답하자 더 이해할 수 없는 말이 이어졌습니다.

    [A씨/피해 여성의 친구]
    "저랑 다르게 '언니(피해자)는 호감이 있어서 진짜 그랬을 수 있지 않냐', 이런 식으로 몰아가는 거예요"

    K씨는 이같은 경찰관의 질문을 A씨로부터 전해들은 뒤 심한 모멸감과 경찰에 대한 불신이 쌓여갔다고 말합니다.

    [K씨/성폭행 피해 여성]
    "마치 제가 무슨 사기를 치는 사람처럼 제가 왜 이런 걸로 거짓말을 치겠어요. 내 수사 과정에 대한 조사를 제대로 보지도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경찰 관계자는 문제의 발언과 관련해 "해당 질문을 한건 맞지만 피해자와 가해자가 클럽 안에서
    친근한 사이처럼 보였다는 진술이 있어 이걸 확인하기 위해 한 질문이었다"고 해명했습니다.

    MBC뉴스 이문현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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