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뉴스데스크
기자이미지 황의준

"더 세게 강력하게" 암석 부서질 정도의 주입…왜?

"더 세게 강력하게" 암석 부서질 정도의 주입…왜?
입력 2019-03-22 20:03 | 수정 2019-03-22 20:07
재생목록
    ◀ 앵커 ▶

    포항 지진 관련 소식, 오늘도 이어갑니다.

    지열 발전은 이렇게 땅 속 4km 지점에 물을 집어넣어서 지열로 데운 뒤 그 때 생기는 수증기의 힘으로 전기를 생산합니다.

    이 작업을 맡은 건 외주를 받은 중국의 시추 업체인데요.

    문제는 포항 지열발전소가 해외 사례들보다 최소 3배 넘는, 강한 압력으로 물을 집어넣었다는 겁니다.

    그래서 땅 속에 무리한 압력이 가해졌고 지진으로 이어진 거 아니냐, 이런 의심이 나오고 있는데, 무슨 이유로 그렇게 한 건지, 황의준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 리포트 ▶

    포항 지열발전사업의 주관사인 넥스지오는 지난 2013년 지하 4KM까지 땅을 뚫는 작업에 성공합니다.

    하지만 시추 파이프를 밖으로 들어올리다가 드릴 부분이 떨어졌고, 이걸 빼내기 위해 중국의 유니온페트로라는 회사를 불렀습니다.

    그리고는 이 회사에게 시험용 물 주입작업까지 맡겼습니다.

    [윤운상/넥스지오 대표]
    "(당시) 3개 회사가 응찰을 했고요. 하나가 유니온페트로였습니다. 저희가 기술평가와 가격평가를 다 했고요. 7Km의 (시추)실적을 갖고 있는 회사라면 가장 적합한 회사다…"

    포항에 규모 3.1의 지진이 일어났던 2017년 4월 직전에도 이 회사가 물 주입 작업을 했는데, 문제는 압력이었습니다.

    89㎫, 규모 3.4의 지진을 일으킨 스위스 바젤 발전소의 3배, 프랑스와 일본의 사례보다는 5배 이상 강한 압력입니다.

    [이진한/고려대 지구환경과학과 교수]
    "보통 수리작업을 할 땐 20~30㎫에서 하고, 수압파쇄를 할 땐 60㎫에서 하거든요. 거의 90㎫이란 건 엄청난 센 압력을 한 거죠."

    암반에 틈을 내는 수준을 넘어 아예 부수는 정도 이상의 압력이었다는 얘긴데 중국 업체는 왜 이런 선택을 했을까.

    넥스지오와 이 중국회사의 계약 내용을 봤습니다.

    증기를 뽑아낸 성과에 따라 돈을 지급하기로 돼있습니다.

    초당 60KG 이상 뽑으면 3590만달러, 40KG 이하면 2670만 달러를 지급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시험 과정에서 얻어낸 증기는 사업을 진행할 수 없는 수준인 초당 8KG에 불과했고, 결국 중국 업체가 더 많은 보수를 받기 위해 무리한 선택을 한 거 아니냔 의혹이 나옵니다.

    [중국 유니온 페트로 관계자]
    "기술 책임자는 출장중입니다. 언제 돌아올지 일정은 알 수 없습니다."

    주입 압력이 높을수록 지진의 규모도 커진다는 사실이 아직 공식 입증된 건 아니지만, 사고 원인과 책임 소재를 가리기 위해서는 이 부분에 대한 조사도 불가피해 보입니다.

    MBC뉴스 황의준입니다.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인기 키워드

        취재플러스

              14F

                엠빅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