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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이미지 염규현, 조의명, 남형석

[로드맨] "미세먼지 줄였다"는 베이징…현장과 이면은 과연?

[로드맨] "미세먼지 줄였다"는 베이징…현장과 이면은 과연?
입력 2019-03-23 20:30 | 수정 2019-03-23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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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 ▶

    길 위에 답이 있다, 로드맨입니다.

    미세먼지는 중국 탓일까요?

    최근 중국 관영언론 <환구시보>는 '오히려 중국 중점 지역의 공기 질은 좋아졌다'는 기사까지 냈는데요.

    정말 중국은 미세먼지 문제가 개선되고 있을까요?

    지금, 직접 찾아가서 답을 찾아보겠습니다.

    저는 중국의 수도 베이징에 도착했습니다.

    이곳은 천안문 광장인데요.

    지금부터 시내 곳곳을 한 번 돌아다녀 보겠습니다.

    처음 온 곳은 베이징의 가오베이뎬 지역.

    제 뒤로 굴뚝들이 많이 보이는 데요.

    이쪽에 석탄 화력발전소는 현재 연기가 보이지 않고요.

    반대편 LNG발전소 쪽은 현재 가동 중입니다.

    [시민]
    "공기는 이전보다 훨씬 좋아졌고 거리가 이제는 소음도 덜하고 깨끗해졌다."
    ("오늘도 썩 좋진 않던데 지표가…?")
    "그래도 그저께는 좋았다."
    ("미세먼지가 안 좋으면 개도 막 기침하고 그러는지?")
    "개도 기침한다."

    이곳의 석탄화력발전을 멈추면서 베이징은 공식적으로는 청정에너지로만 전력을 공급하는 중국 최초의 대도시가 되었습니다.

    이번에는 시내로 왔습니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게 바로 이 전기차 충전소입니다.

    시내를 조금만 돌아다녀보면 서울보다 더 쉽게 이런 충전소들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충전소 직원]
    "북경 같은 경우에는 전기차 충전소가 많고, 규제도 없어서 많이 이용한다."

    시 당국에서 반경 5km에 하나씩 충전소를 설치한 겁니다.

    오늘 베이징의 대기 질 상태는 보시는 것처럼 세계 최악 수준입니다.

    그래도 이렇게 강력한 미세먼지 저감 대책을 펼친 결과.

    베이징은 초미세먼지 농도를 그나마 40% 이상 낮추는데 성공했습니다.

    시민들 생각은 어떤지 들어봤습니다.

    [시민]
    "아직 미세먼지가 좀 있어요. 한국이 나을 거예요."
    ("몸이 좋으신데 나이가?")
    "65세."

    [시민]
    ("오늘 마스크 안하셨어요? 운동하시는데.")
    "지금 주머니에 있다. 어제까지 꼈는데. 그래도 많이 좋아졌는데 아직은 좀 안 좋다."

    우리나라와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한 협력 사업도 벌이고 있습니다.

    이것은 미세먼지 시료를 채취한 샘플입니다.

    ("이게 여기 북경의 대기를 거른 거죠?")
    "네, 맞습니다."
    ("그럼 제 폐도 까맣게 되어 있나요?")
    "하하."

    [유영숙/한중대기질공동연구단 단장]
    "한국에서도 동일하게 시료 채취를 해서 분석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 성분을 서로 비교를 해서 이 미세먼지의 원인이 유사한지 아니면 다른지 그런 것들을 확인합니다."

    [한중환경협력센터장]
    "저는 (중국에서는) 사실은 마스크를 껴본 적이 없습니다."
    ("중국스타일을 따라줘야 한다는 거군요.")
    "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좀 더 나은 해결책을 찾아갈 수 있도록...이게 또 하루아침에 될 문제가 아니고요."

    얼마 전 유엔 산하 환경기구에서 대기오염 관리의 세계적인 모범 사례로 중국 베이징을 꼽았습니다.

    2013년부터 17년까지 5년 만에 초미세먼지를 35%나 줄였다는 건데요.

    중국이 미세먼지 줄였다고 칭찬받는 게 좀 의아하긴 하지만, 적어도 수도 베이징 근교의 환경 규제는 굉장히 강력한 편입니다.

    차량 5부제는 기본이고, 로드맨이 살펴본 것처럼 전기차 보급도 빠르게 이뤄지고 있고요.

    무엇보다 오염 배출 사업장에 벌금은 물론, 전기를 끊어버리고 강제 이전시키는 등 파격적인 조치를 시행 중이라고 합니다.

    중국은 베이징 인근 수도권 산업을 친환경적으로 재편하는데 연평균 7조 위안, 우리나라 1년 총예산의 두 배 넘는 돈을 쏟아 붓고 있는데요.

    그런데 문제는 이 정책의 핵심이 수도 베이징엔 친환경 첨단 사업만 남기고 공장과 발전소는 수도권, 외곽으로 이전시키는 조치라는 점입니다.

    오염 배출원이 눈에 띄지 않는 곳으로 옮겨갔을 뿐인지도 모른다는 거죠.

    제가 그 현장에 왔습니다.

    이곳은 베이징의 스징쏸 지역인데요.

    원래는 대규모 철강 공장이 있던 자리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보시는 것처럼 철거 작업이 진행 중이고요.

    앞으로 공원으로 바뀔 예정입니다.

    또 한쪽에는 3년 뒤에 열릴 동계 올림픽을 대비한 사무소도 차려졌습니다.

    [동 모 씨/인근 주민]
    "예전 같은 경우에는 연기 나오는 굴뚝이 몇 개 있었거든요. 그런데 요즘에는 연기도 안 나오고 오염도 개선되는 것 같습니다."

    이 철강공장뿐만이 아닙니다.

    [코트라 베이징 무역관 차장]
    "화학공장. 인쇄업. 이렇게 환경오염 유발 업종은 기본적으로 베이징. 수도 베이징에는 들어올 수 없다 라는 게 기본적인 베이징의 전략입니다."
    ("예를 들어서 제가 저 염색공장인데요라고 한다면?")
    "아, 들어올 수 없습니다."

    지난해 베이징 시내에 있던 656개 사업체가 오염원으로 지목 돼 시외로 강제 이전 됐습니다.

    이 업체들은 어디로 간 걸까요?

    베이징 인근에 있는 도시들로 가봤습니다.

    제 뒤에 보이는 철강공장, 원래는 베이징에 있었는데요.

    지금은 베이징에서 동남쪽으로 약 250km 떨어진 이곳 탕샨의 바닷가 마을로 옮겨왔습니다.

    토박이 주민들은 아직 미세먼지 심각성에 대해 잘 알진 못하는 분위기입니다.

    "여기는 공기가 비교적 괜찮다. 왜냐면 여기는 인구가 적으니까."

    그러나 간이 측정기로 재보면 이곳 탕샨 지역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120마이크로 그램이 넘습니다.

    이곳뿐 아니라 베이징 내의 공장들이 외곽으로 이전하면서 중국 수도권 일대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1년 새 약 40% 증가 했습니다.

    이번에는 베이징 인근 친황따오에 왔습니다.

    이곳에는 만리장성처럼 끝도 없이 이어진 벽이 있습니다.

    지금 안 쪽에 검은 색으로 산더미처럼 쌓인 게 다 석탄 가루입니다.

    [인근 주민]
    "예전에 이거 없을 때에는 창턱에 먼지를 하루에 몇 번씩이나 닦아야 했다."

    바닷가에서 시작된 벽이 수km에 걸쳐서 끝도 없이 이어져 있는데요. 석탄 항에 있는 먼지가 내륙 쪽으로 날아오지 못하도록 막고 있는 겁니다.

    최근 중국 자체조사에서 베이징 미세먼지 70%가 인근 외곽도시에서 날아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합니다. 미봉책의 한계가 드러나기 시작했다는 건데요.

    먼저 지난해 중국 주요도시 중 공기질 최악으로 꼽힌 다섯 곳의 위치입니다.

    대부분 베이징 주변부에 있죠?

    이번엔 다른 자료를 하나 보여드리겠습니다.

    국립환경과학원에서 미세먼지가 심했던 겨울과 초봄, 실제 북서풍이 불어온 경로를 추적해 봤는데요.

    이 바람 경로를 조금 전 오염원과 겹쳐 보면 보시다시피 바람이 불어온 경로와 중국의 주요 오염 도시 위치가 상당 부분 겹친다는 사실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이 자료만 보면 베이징 주변 지역으로 오염이 분산된 게 우리나라에까지도 더 악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중국의 미세먼지.

    보신 것처럼 수도 베이징은 대기의 질이 나아지고 있다지만, 주변 도시로 옮겨 간 공장들은 여전히 우리나라의 대기에 영향을 주고 있었습니다.

    물론 우리도 중국 탓만 하고 있을 수는 없겠죠?

    다음 주 3부에서는 우리나라는 미세먼지에 대한 책임이 얼마나 있을지, 길 위에서 답을 찾아보겠습니다.

    로드맨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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