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뉴스데스크
기자이미지 한수연

[당신뉴스] 10차선 도로에 횡단보도 5번…"유치원 가다 지쳐요"

[당신뉴스] 10차선 도로에 횡단보도 5번…"유치원 가다 지쳐요"
입력 2019-03-26 19:15 | 수정 2019-03-26 20:27
재생목록
    ◀ 앵커 ▶

    시청자들의 소중한 제보로 만드는 '당신이 뉴스입니다' 순서입니다.

    당첨되면 로또 라지만, 사실 정원이 반밖에 안 찰 정도로 다니기가 불편하다는 국공립 유치원 실태, 얼마 전 보도해드렸는데요.

    서울의 경우에 셔틀버스를 운영하는 국공립 유치원은, 단 3곳에 불과합니다.

    이 뉴스를 보시고, 한 병설유치원 학부모가 "자가용으로 직접 등원시키기도 힘들다"는 제보를 주셨습니다.

    한수연 기자가 그 등원길을 따라가봤습니다.

    ◀ 리포트 ▶

    아침 7시, 3살 성찬이가 아빠와 함께 집을 나섭니다.

    성찬이는 집에서 5km 떨어진 병설 유치원에 다닙니다.

    집에서 가까운 유치원은 하원 시간이 너무 일러 어쩔 수 없었습니다.

    [박경화/성찬 군 아버지]
    "(멀어도) 만 3세 방과후 과정반은 이곳밖에 없어서… 경쟁률도 높다고 하는데 합격을 해서 처음엔 많이 기뻤습니다."

    하지만 등원 첫날부터 생각지도 못한 난관에 부딪혔습니다.

    6백미터나 떨어진 유료주차장에 차를 세워놓고 아이를 데려다줘야했던 겁니다.

    "(유치원) 합격 전에는 그런 공지는 전혀 없었고요. 합격하고 나서 학부모 설명회 때는, 주차 공간이 따로 마련돼 있지 않으니까 '요령껏' 주차를 해야 한다고…"

    주차 뒤 성찬이와 아빠의 유치원 가는 길을 따라가봤습니다.

    크고 작은 횡단보도만 다섯 번을 건넙니다.

    3살짜리 아이가 건너기엔 왕복 8차선과 10차선 도로는 무척 넓어 보입니다.

    그래도 잘 걷나 싶더니 성찬이의 걸음걸이가 확연히 느려집니다.

    "힘들어?"
    (네)

    이렇게 유치원까지 20분이 걸렸습니다.

    "미세먼지 있거나 날씨 궂은 날에도 강제로 도보로밖에 통학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은 어떤 아동학대 수준이 아닌가…"

    한 번은 유치원 앞에 7분간 주차를 했는데 그 새 주차 위반 스티커가 붙었습니다.

    "아이가 너무 힘들어하니까, (인근) 빌라 주차장이나 다른 집 주차장에 잠시 몰래 주차하기도 합니다."

    그럼 대체 어떻게 등원시키란 거냐고 물어도 봤습니다.

    학교측은 '도로변 주정차 허용을 구청과 협의해보겠다'고 했는데, 구청은 '학교가 주정차 공간을 마련해야 한다'며 서로 떠넘기만 했습니다.

    [관할구청 관계자]
    "학교주변은 도로의 여건이 주정차를 허용해줄 수 있는 공간은 거의 없습니다. (학교에서) 일정 공간을 아예 마련해줘서, 등하원 주정차 장소라고 (지정)해주시면 오히려 아이들 안전상의 문제도 없고…"

    성찬이 아빠의 바람이 그렇게 들어주기 어려운 일일까요?

    "처음 아이를 모집할 단계부터 원거리 학부모 위한, 등하원 위한 주정차 공간을 어떻게든 학교 차원에서 마련해줬으면 하는 게 제 바람이고요."

    MBC뉴스 한수연입니다.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인기 키워드

        취재플러스

              14F

                엠빅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