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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회장'에 주주들이 첫 '레드 카드'

'20년 회장'에 주주들이 첫 '레드 카드'
입력 2019-03-27 19:50 | 수정 2019-03-27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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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시작은, 조양호 회장의 장녀,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의 땅콩 회항이었습니다.

    [조현아/대한항공 전 부사장]
    "심려를 끼쳐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죄송합니다."

    딸과 아버지가 사과를 했지만,

    [조양호/한진그룹 회장]
    "제가 교육을 잘못 시킨 것 같습니다. 죄송합니다."

    조양호 회장 일가를 둘러싼 잡음과 논란은 계속됐습니다.

    [조현민/대한항공 전 전무]
    "야! 너 뭐야! 그냥 알아서 하라그랬지. 나도 미치겠어 진짜! 아휴 열 받아 진짜."

    협력업체 직원에게 물컵을 집어던졌다는, 둘째 딸 조현민 전 전무의 물벼락 갑질.

    [조현민/대한항공 전 전무]
    "(사람 쪽으로 던진 적은 없으세요?) 네, 사람 쪽에 던진 적은 없습니다."

    운전기사 얼굴에 침을 뱉고 직원들을 향해 욕설, 폭언하고 손찌검까지, 조양호 회장 부인 이명희 씨의 갑질 폭행 논란.

    "100% 잘라버려야 해, 잘라! 아우, 저 거지 같은 놈, XX야. 너 나가. 저 XX 놈. 나가! 나가! 나가! 야! 야! 나가!"

    직원들을 시켜 명품 밀수입한 혐의까지 불거지고, 조양호 회장 본인은 횡령과 배임 등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조양호/한진그룹 회장]
    "검찰에 모든 걸 말씀 드리겠습니다."
    (횡령과 배임 혐의는 인정하십니까?) "…"
    (직원들 퇴진 요구하고 있는데 회장직 물러나실 생각 없으세요?) "…"

    대한항공 총수 일가의 잇따른 일탈 행위와 갑질은 결국 대표이사직 박탈로 이어졌습니다.

    ◀ 앵커 ▶

    "지금까지 이런 주총은 없었다."

    오늘 있었던 대한항공 주주 총회를 두고 세간의 평가는 이랬습니다.

    부인과 자녀들의 잇단 파문, 그 중심에 있던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의 대표이사 연임을 대한항공 주주들이 저지한 겁니다.

    주주의 힘으로 재벌 총수를 물러나게 한 첫 번째 사례입니다.

    먼저 강연섭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우기홍/대한항공 주주총회 의장]
    "조양호 사내이사 선임의 건은 사전에 확보한 위임장 등 의결권 행사내역을 확인한 결과, 의결정족수인 3분의 2를 충족하지 못했기에 부결되었음을 선포합니다."

    조양호 회장의 대표이사 연임안은 주주 총회 시작 50분 만에 투표조차 없이 부결됐습니다.

    찬성 64.1%, 반대 35.9 %로 연임에 필요한 지분이 2.5% 부족했기 때문입니다.

    대한항공은 모자란 찬성표를 끌어 모으기 위해 주식을 가진 직원과 개미투자자까지 찾아갔지만, 추가 지분 확보에 실패한 것입니다.

    11.56% 지분을 가진 2대 주주 국민연금이 오너가의 갑질로 기업가치를 떨어뜨렸다며 반대표를 던진 게 결정적이었습니다.

    20% 가량의 외국인 주주와 소액주주들 상당수도 반대표를 던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조양호 회장이 연임에 실패했다는 소식과 함께 대한항공 주가는 치솟았고, 어제보다 8백 원, 약 2% 오른 상태에서 마감됐습니다.

    대한항공에 입사한 지 45년, 아버지에 이어 대표이사에 오른 지 20년 만에 조양호 회장은 주주들의 결의로 쫒겨 난 첫 번째 대기업 총수라는 기록까지 세우면서 불명예스럽게 자리에서 물러났습니다.

    MBC뉴스 강연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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