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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절벽 온다는데…아이 낳고 싶어 빚까지 내는 이들, 왜?

인구절벽 온다는데…아이 낳고 싶어 빚까지 내는 이들, 왜?
입력 2019-03-28 20:12 | 수정 2019-03-28 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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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인구 감소를 걱정하는 한편으로 참으로 모순적인 현실이 우리 주변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아이를 낳고 싶어도 자연 임신이 어려운 난임 부부가 진단을 받은 경우만 20만 명이 넘습니다.

    시술 받느라 직장까지 관둬야하고 비용도 웬만한 아파트 한채 값이라고 합니다.

    아이 낳으라고 하기 전에 아이 낳고 싶은 분들 돕는게 인구 정책일 겁니다.

    신정연 기자입니다.

    ◀ 리포트 ▶

    결혼 4년차 이 모 씨는 2년 전 자연 임신을 했지만 9주 만에 태아를 잃었습니다.

    유산 후유증으로, 양쪽 나팔관을 절제했고, 자연임신도 어렵게 됐습니다.

    아이를 가질 유일한 방법은 시험관 시술 뿐, 시술을 받으려면 당장 다니던 직장부터 그만둬야했습니다.

    [이 모 씨/난임 여성]
    "병원에서 오라는 날짜가 다르니까, 일하면서 눈치도 보이고 하니까 도저히 (일) 할 수가 없더라고요. 아예 일을 그만두고 난임 시술에만 집중…"

    하지만 최근 1년 사이 7차례나 시도했는데 모두 실패했습니다.

    들어간 비용만 1천5백여만 원.

    7번 중 6번은 건강보험을 적용받았는데도 이 정도였습니다.

    [이 모 씨/난임 여성]
    "양가 부모님한테 솔직하게 얘기하고 도움이라도 받아야 되나 이런 생각도 들고. '포기하지 않으면 생길 거다' 얘기하니까, 대출이라도 받아서 하게 되는 거에요."

    체외 수정 한 번 시술하는데만 3백만 원에서 5백만 원의 비용이 드는데, 건강보험을 적용해도 1백에서 2백만원은 본인 부담입니다.

    대상도 만 44세 이하 여성에게만, 횟수도 인공수정 3번, 시험관 시술 7번 등 모두 10번에 한해 적용됩니다.

    문제는 난임 상태에 따라 시술 종류도 제각각이어서 실질적으로 건강보험 적용이 매우 제한적이란 겁니다.

    [윤 모 씨/난임 여성]
    "인공(수정) 3회, 신선(배아) 4회, 냉동(배아) 3회라는 것들이 사람에 따라 다 상황이 다르잖아요. 어떤 분들은 아예 인공(수정)을 사용할 수 없는 분도 계세요."

    또, 성공률이 아직 높지 않아 시술은 반복되고 비용은 눈덩이처럼 불어납니다.

    [윤 모 씨/난임 여성]
    "저는 10년 동안 경기도 외곽에 아파트 한 채 정도 비용이 들었어요. 처음엔 이렇게 들 줄 몰랐고요."

    그래서 난임 부부들은 '첫 아이'에 한해서라도 건강보험의 시술별 횟수 제한을 풀어달라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난임 여성 A씨]
    "맞벌이로도 경제적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시술을 쉽니다. 그러나 임신을 할 수 있는 골든타임은 지나가고 몇 년이 지나 방문한 병원에서는 '몸은 기다려주지 않는다'…"

    또 시험관 시술을 할 경우 지금은 최대 8주간 과배란 유도제 등을 스스로 힘겹게 주사해야 하는데, 보건소에서 맞을 수 있게 해달라는 것도 난임 여성들의 바람입니다.

    우리나라 부부 100쌍중 난임으로 고통을 겪는 부부는 13쌍 정도에 이릅니다.

    올해 저출산 예산은 23조 4천억 원에 달하는데, 난임 지원은 184억 원, 0.08%에 불과합니다.

    MBC뉴스 신정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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