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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1잔 350만 원…'대통령 2명' 베네수엘라 추락 어디까지

커피 1잔 350만 원…'대통령 2명' 베네수엘라 추락 어디까지
입력 2019-03-28 20:23 | 수정 2019-03-28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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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대통령이 둘인 나라, 쓰레기 통에 돈이 수북하게 버려져있지만 국민들은 정작 돈 대신 음식을 뒤지고 있는 나라.

    한 때는 남미의 부국이던 베네수엘라의 요즘 얘깁니다.

    세계에서 원유 매장량이 가장 많지만 이제는 전국적인 정전이 일어날 정도로 극심한 경제난을 겪고 있는데요.

    대체 베네수엘라에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국제팀 윤효정 기자가 자세히 보도합니다.

    ◀ 리포트 ▶

    보신 것처럼 베네수엘라는 경제위기로 먹고 살기도 힘든데 정치적 혼란까지 겪고 있습니다.

    한 나라에서 두 사람이 대통령이라고 나서는 상황.

    시작은 이렇습니다.

    2013년 처음 대통령이 된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지난해 재선에 성공했고 올 1월 취임했습니다.

    그런데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이 이를 인정하지 않고 스스로 대통령을 자처하고 나섰습니다.

    선거 당시 마두로 대통령이 유력한 경쟁 후보들을 가택연금이나 수감시켜 선거에 나서지 못하게 했기 때문에 부정선거라는 겁니다.

    베네수엘라 국민 72%가 마두로 대통령 퇴진운동을 지지할 정도로 과이도 국회의장은 힘을 얻고 있습니다.

    그러면 베네수엘라 국민들이 정치적으로 이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여서 이렇게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고 있느냐, 사실 그 보다는 나라 살림이 어려워서, 먹고 사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서로
    보는 시각이 많습니다.

    지난해 실시한 조사를 보면 조사 대상의 61%가 돈이 없어서 저녁을 굶는다, 그리고 성인 평균 몸무게가 2015년에 비해 11킬로그램이나 줄었다고 나왔습니다.

    한때 베네수엘라는 남미에서 가장 잘 살던 나라였습니다.

    원유 매장량이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국가, 전 세계 원유의 4분의 1이 여기에 매장돼 있습니다.

    원유 가격이 높을 때는 원유를 수출해 번 돈으로 복지 정책도 펼치고 좋은 물건들도 수입해서 쓰면서 국민들 생활도 제법 윤택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국제유가가 많이 떨어졌습니다.

    주머니가 비기 시작하면 돈을 아껴야 하는데 베네수엘라 정부는 돈을 찍어내는 방법을 택합니다.

    돈이 필요하면 찍어내고, 필요하면 또 찍어내고 하다 보니까 천원하던 커피 한잔이 350만원까지 오르는 이런 극심한 인플레이션을 겪게 된 겁니다.

    여기까지 보면 분명 베네수엘라 국내 문제인 것 같은데 최근 점점 국제문제화 되고 있는 양상을
    좀 더 짚어보겠습니다.

    [도널드 프럼트/미국 대통령]
    "지금 (베네수엘라 국민들에게 꼭 필요한 인도주의적 물자) 수백 톤을 실은 트럭들이 국경에 있습니다"

    [화춘잉/중국 외교부 대변인]
    "다른 나라의 (내정에 간섭하는 것을 반대)합니다"

    그런데 이건 외교적인 얘기이고 진짜 속내는 이렇습니다.

    베네수엘라는 전통적인 반미 국가입니다.

    미국 입장에선 베네수엘라가 자신들의 턱밑에서 자꾸만 대립각을 세우니 미국과 친한 과이도 의장에게 힘을 실어줘서 이번 기회에 확실하게 친미 정권으로 바꾸고 싶을 겁니다.

    석유산업을 국유화 하면서 미국 석유기업들이 다 쫒겨났는데 개발에 다시 참여도 하고 싶을 거고요.

    반면 중국과 러시아는 베네수엘라가 미국과 친해지는 게 달가울 리도 없고 넘치는 자원 역시 탐날 수 밖에 없습니다.

    혼돈을 틈탄 내부의 권력 다툼.

    그를 둘러싼 각국의 손익 계산.

    베네수엘라 국민들의 고통은 언제 끝날지 아직은 끝이 보이지 않습니다.

    MBC뉴스 윤효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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