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뻔히 보고도 두고 온 '유해'…"따뜻하게 품어줬으면"

뻔히 보고도 두고 온 '유해'…"따뜻하게 품어줬으면"
입력 2019-03-29 20:01 | 수정 2019-03-29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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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실종된 선원의 것으로 보이는 신발, 또 조각난 선체 잔해들.

    2년 전 남대서양에서 침몰한 스텔라 데이지 호가 지난달 심해에서 발견됐습니다.

    여기에는 유해로 보이는 뼛조각까지 발견됐는데 정작 발견만 하고 배도 유해도 아직 수습하지 않고 있습니다.

    게다가 수거한 블랙박스에 대한 분석 작업도 중단됐습니다.

    대체 무슨 이유인지 박진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원격무인잠수정이 남대서양 스렐라데이지호 침몰 해역으로 투입됩니다.

    수심 3400미터.

    침몰 해저 주변 웅덩이 같은 지형에 주인을 잃은 신발 하나가 보입니다.

    무려 2년 동안, 차디찬 심해해서, 침몰한 스텔라데이지호를 떠나지 않고 있었던 겁니다.

    수색 3일만에 찾은 스텔라데이지호 선체는 종잇장처럼 구겨지고 찢겨져 있었습니다.

    사고 해역 해저를 소나 탐지기로 영상화해봤습니다.

    침몰 충격에 72조각이 난 채 흩어져있습니다.

    잔해 더미를 무인잠수정 로봇팔로 치우고, 해저 펄 속에서 찾은 건 스텔라데이지호의 항해기록장치, 블랙박스입니다.

    수색 3일만에 찾았습니다.

    지난달 이뤄진 9일간의 사고해역 수색작업에서 유일하게 건져올린 겁니다.

    사고 직전 12시간 동안의 선원들 육성이 담겨 침몰 원인을 밝힐 중요한 단서.

    그런데 실종자 가족들은 영국 분석업체로 넘어간 이 블랙박스의 분석 작업이 무슨 영문인지 중단됐다며 답답해했습니다.

    [허영주/스텔라데이지호 가족대책위]
    "2박3일 정도면 (블랙박스) 데이터 추출 완료된다고 설명하셨습니다. 해양부산부의 해사안전관리 과장과 통화했습니다. 블랙박스 데이터 추출이 지금 중단되어 있다고…"

    또 수색 과정에서 실종자 유해일 수도 있는 뼛조각이 발견됐지만, 우리 외교부와 수색 업체간 맺은 계약에 없었단 이유로 유해 수습이 되지 않았다며 신속한 2차 수색을 요구했습니다.

    [허경주/스텔라데이지호 가족대책위]
    "2년은 어떻게 잘 버텨줘서 우리가 찾아낼 수 있었지만 앞으로 6개월 7개월 후에 다시 수색을 시작했을 때 사람의 뼈가 그때까지 잘 남아있을까…이게 소실되지 않을까…"

    실종자 가족과 대책위는 청와대를 방문해 유해 수습과 사고 원인 규명을 촉구하는 서한을 전달하고, 사고 2년이 되는 오는 31일부터 대국민 서명에 들어가겠다고 밝혔습니다.

    [윤미자/실종자 박성백씨 어머니]
    "뼈라도 건져서 데려다가 내 옆에 따뜻하게 놔둔다면…그 아이들도 얼마나 편할까…"

    MBC뉴스 박진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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