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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차 없이 택시 없이…판교→상암 40km 출근기

내 차 없이 택시 없이…판교→상암 40km 출근기
입력 2019-04-01 20:22 | 수정 2019-04-01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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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지금 보고 계신 영상은, 불과 2~3년 전 도시의 거리 풍경입니다.

    버스, 택시, 평범한 승용차와 오토바이가 도를 달리고 있죠?

    그렇다면 지금은 어떨까요?

    공유 차량, 카풀 서비스 차량 처럼 전에 없던 차들이 도로를 달리고 있고, 전기 자전거나 킥보드같은 완전히 새로운 교통 수단도 나왔습니다.

    이렇게 정보 기술과 결합해서 다양한 서비스가 가능해진 새로운 교통수단들을 흔히 '모빌리티'라고 하는데요.

    우리 현실을 송두리째 바꿔 놓을 거란 기대와 함께, 우려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습니다.

    경제팀 이재민 기자가 하루동안 새로운 모빌리티로만 이동을 하면서, 이 모빌리티가 꿈꾸는 미래, 그리고 문제점을 짚어봤습니다.

    ◀ 리포트 ▶

    경기도 판교 신도시에서 서울 상암동 MBC까지 거리는 약 40km.

    이동수단은 모두 5가지, 새로운 모빌리티들입니다.

    따릉이같은 공유 자전거는 타 본 적 있는데요.

    전기 공유 자전거는 처음이네요.

    한번에 천원이면 좀 비싼 것 같긴 한데, 일단 타 보겠습니다.

    (힘들지 않아요?)
    "중간 중간 누가 뒤에서 미는 느낌이에요."

    자전거는 누가 어디서 많이 쓰는지, 다른 교통 수단과 연결되는 곳인지 수요와 위치 정보를 고려해 배치합니다.

    [최바다/카카오모빌리티 팀장]
    "단거리는 전기 자전거, 단거리 이후부터 중거리는 택시. 시간, 또 공급의 양 그런 것들을 데이터로 분석해서…"

    큰 도로에서는 서울까지 갈 차로 갈아탔습니다.

    자전거를 타기 전에 미리 불렀는데요.

    요즘은 이사를 할 때 짐을 옮기면서도 차량공유 서비스를 쓰는 분들이 많다고 합니다.

    어차피 차를 아무 때나 빌릴 수 있고, 쓰기 나름이기 때문입니다.

    차량 공유는 이미 이용자 수가 3백만 명, 차는 7천 대까지 늘었습니다.

    서울로 들어서서는 승차 공유 차량으로 갈아타서 여의도까지 달렸습니다.

    여의도에서는 유료 카풀 승용차 차례입니다.

    미리 예약한 카풀 서비스를 이용해서, 상암동에 있는 지하철 역 앞에 내렸습니다.

    현행법상 출·퇴근을 하는 경우에만 카풀을 할 수 있는데요.

    한 업체는 규제를 피하려고 승객이 알아서 '팁'을 주게 만들었고, 다른 업체 가운데는 출·퇴근 시간이 다양하다면서 계속 서비스를 하는 곳도 있습니다.

    지하철 역에서 MBC까지는 공유 킥보드를 탔는데요.

    정부가 자전거 도로 주행을 허용하려고 하지만, 아직은 차도로만 달려야 합니다.

    (너무 빠르지는 않아?)
    "자전거 정도 속력 나오는 것 같아요."

    이렇게 교통 수단 사이 공백을 여러 방법으로 촘촘히 메워, 걷는 거리와 시간을 최소화하는 게 모빌리티 기업들 추세입니다.

    제가 들어와 있는 곳은 미래의 가상 현실 모빌리티입니다.

    판교에서 상암동 스튜디오까지 오는 데 1시간 40분 정도가 걸렸는데요.

    비용으로 따지면 약 4만 4천원이 나왔습니다.

    일부러 여러 가지를 이용하다 보니까 비용이 꽤 나왔는데요.

    사회 전체로 보면 오히려 경제성이 있습니다.

    일단 노는 차들을 계속 굴릴 수가 있고요.

    도로의 교통량을 줄일 수 있고, 매연과 미세먼지도 저감할 수 있습니다.

    다만 모빌리티는 아직 단점도 많습니다.

    우선 모빌리티 서비스가 없는 지역이 많고요.

    카풀은 시간대, 승차 공유는 비용이 문제입니다.

    이렇게 모빌리티 기업들을 4분면에 펼쳐 놓고 보면요.

    모두 '공유된 운전자 주행'이라는 한 쪽에만 몰려 있는 걸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아직은 우리 삶의 패러다임을 바꿨다기보다는, 틈새 시장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는 게 현실입니다.

    [강정수/메디아티 대표]
    "카카오라는 회사, 타다라는 회사, 쏘카라는 회사만 득 보는 거네? 그것을 위해서 우리가, 택시 운전사들이 다 손해 봐야 돼? 뭐 이게 해결된다고 해서, 우리가 꿈꾸는 사회가 오는 건가?"

    이렇게 지금 한국 사회에서 모빌리티 시장은 우버같은 큰 기업들이 돈을 잘 버니까, 다른 기업들도 따라 뛰어드는 형태로 보이는데요.

    그런데도 왜 이렇게 모빌리티 시장에 기업들이 뛰어들고 있는지 한 걸음 더 들어가 보겠습니다.

    택시, 카풀, 주차, 바이크.

    지금 보이는 앱 화면에 지하철, 버스, 비행기, 승차 공유까지 더하면 어떨까요.

    누가 어디에 뭘 타고 가는지, 한 기업이 실시간으로 모두 알 수 있습니다.

    카드로 결제하면 어디서 얼마나 돈을 썼는지 점으로 기록이 남지만, 모빌리티를 이용하면 선으로 남습니다.

    [최바다/카카오모빌리티 팀장]
    "다양한 이동 데이터를 확보…"

    [이동우/차차크리에이션 대표]
    "공급자들에게 데이터 맵을…"

    [최영우/올룰로 대표]
    "데이터를 가지고 위치 정보에 기반한 마케팅에…"

    이용자들이 스스로 주는 데이터로 기업들은 맞춤형 광고를 보여주고, 더 나은 자율주행 기술도 만듭니다.

    가령 동선에 따라 개인별 맞춤 광고를 보여준다거나 정비 업체들이 운행 기록을 통해 고객들의 차량 수리 시점을 미리 아는 것도 가능해집니다.

    차원이 다른 데이터 시장이 하나 더 생기는 셈입니다.

    기업에겐 시장이 만들어지는 거지만 시민들 입장에선 이동이 편리해지는만큼 움직일 때마다 행동과 심리까지 입체적으로 '파악당하는' 사회가 오는 겁니다.

    지금은 기존 산업과의 갈등 해결에만 매몰돼 있지만, 모빌리티 사회가 불러올 수 있는 사생활 침해와 데이터 악용에 대한 사회적 논의도 함께 시작해야 할 시점입니다.

    MBC뉴스 이재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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