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뉴스데스크
기자이미지 손병산

쓰레기 대란 1년…지능화 된 불법투기에 전국 곳곳 '폐기물 산'

쓰레기 대란 1년…지능화 된 불법투기에 전국 곳곳 '폐기물 산'
입력 2019-04-01 20:27 | 수정 2019-04-01 23:01
재생목록
    ◀ 앵커 ▶

    폐기물 재활용 업체들이 폐비닐 수거를 거부하면서 이른바 '쓰레기 대란'이 벌어진 지 꼭 1년이 지났습니다.

    표면적으로 지금은 쓰레기 수거가 잘 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데 오히려 쓰레기 산이 전국 곳곳에 독버섯처럼 자라고 있다고 합니다.

    손병산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경기도 의정부시 한 주택가의 커다란 언덕입니다.

    언덕처럼 보이는 이곳은 사실 거대한 쓰레기 산입니다.

    뒤쪽으로 돌아가면 언덕의 숨은 실체가 드러납니다.

    각종 쓰레기와 건축폐기물을 흙으로 덮어둔 건데, 축구장 1개 반 넓이에 26만 톤이 쌓여 있습니다.

    [강영숙]
    "흙만 쌓여있는 것이 아니고, 아주 지저분한 거 그런 것들이 거기 아주 산처럼 쌓여 있거든요."

    저는 지금 전국 최대규모의 쓰레기 산 중턱에 올라와 있습니다.

    원래는 저렇게 검은색 그물로 가려놓은 곳이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폐기물들이 겉으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여기서 서쪽으로 가면 또 다른 쓰레기 산이 나옵니다.

    하늘에서 보면 쓰레기 더미의 규모를 알 수 있습니다.

    폐기물 업체가 각종 자재를 임시 보관하겠다고 해놓고 폐비닐과 타이어 등을 버리고 달아났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펜스와 철조망으로 사방을 둘러싸서, 외부인의 출입은 물론이고 밖에서 확인하는 것도 어렵게 해놓았습니다.

    환경부가 파악한 전국의 쓰레기 산은 모두 235곳.

    그 중 절반 가까운 111곳이 수도권에 집중적으로 솟아 있습니다.

    경북 의성의 쓰레기 산에서는 까닭 모를 화재가 잇따랐고, 다른 쓰레기 산도 문제가 심각합니다.

    [김태한]
    "비가 오면 아무래도 생활폐수 같은 게, 안 좋은 게 또 물로 들어갈 수 있을 것 같고…"

    전문가들은 이 중 상당수는 쓰레기 대란 이후에 규모가 커지거나 수가 늘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홍수열/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 소장]
    "수출길도 막혔고, 국내 쓰레기 처리 시설도포화 상태이기 때문에…갈 곳을 잃은 쓰레기가 불법 투기되거나…"

    국내 쓰레기 발생량은 역대 최고수준을 기록했고 1인당 플라스틱 소비량은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입니다.

    쓰레기는 느는데 소각시설은 주민 반대로 늘릴 수 없어 소각비용이 연평균 15%씩 상승하고 있습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불법투기는 점점 더 확산 되고, 적발이 어렵게 지능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1톤 트럭으로 전국에 뿌려버리는 거죠. 소규모로 전 국토에 뿌려버리는 것에 대해서는 사실상 단속이 힘들거든요."

    쓰레기 수거가 중단됐던 1년 전 대란은 표면적으로 사라졌지만, 전 국토에 쓰레기 산을 키웠습니다.

    독버섯처럼 자라는 전국의 쓰레기 산은 쓰레기 발생량을 줄이는 것 외엔 근본적인 대책이 있을 수 없다는 당연한 사실을 경고하고 있었습니다.

    MBC뉴스 손병산입니다.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인기 키워드

        취재플러스

              14F

                엠빅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