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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은 잔뜩 지어놨는데…앞으로가 더 막막

집은 잔뜩 지어놨는데…앞으로가 더 막막
입력 2019-04-03 20:05 | 수정 2019-04-03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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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특히 이런 출퇴근의 고통은 경기도 신도시 주민들이 극심합니다.

    수요 예측을 제대로 하지 못해서 결과적으로 집만 잔뜩 지어놓고 대중 교통망 확충을 소홀히 한 탓인데요.

    문제는 지금보다 앞으로가 더 심각해 진다는건데, 이준희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 리포트 ▶

    저녁 7시 강남역 버스정류장, 시내버스도 모자라 전세버스에 이층 버스까지 나서보지만 줄은 계속 길어집니다.

    경기도 동탄신도시로 퇴근하는 사람들입니다.

    동탄행 버스를 기다리는 줄입니다.

    지금 시간이 9시 10분 퇴근 시간이 훌쩍 지났는데도 약 100명이 정류장에 서 있습니다.

    야속하게 줄어드는 빈자리 숫자.

    9시가 넘으면 배차가 더 줄어듭니다.

    "자리가 없어요. 이 차 안 타시면 1시간 50분 기다려야 돼요."

    [장제우/화성 동탄 2신도시]
    "(밤) 10시에서 12시 사이에 퇴근길이 진짜 지옥이에요. 문 앞에 끼여서도 못 가는 경우도 많아요."

    출근길은 어떨까.

    동탄 2신도시의 버스 정류장입니다.

    앉아 가려고 일부러 30분을 거슬러 올라오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성호/동탄 2신도시]
    "(출퇴근) 왕복 4시간이면 거의 지방 갔다오는 거예요. 근데 이걸 매일 하고 나면 아무것도 못 해요 집에 와서…"

    동탄 1,2신도시를 합쳐 30만 명 넘게 살지만, 지하철이 없어 대중교통으로 서울에 가려면 버스말곤 답이 없습니다.

    다른 2기 신도시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김포 한강신도시.

    거주 인구 12만명이 이용할 대중교통수단은 버스뿐입니다.

    이준영씨는 매일 아침 두시간 걸리는 출근 전쟁이 벌써 5년째입니다.

    [이준영/김포 한강신도시]
    "(아침에) 5시 반에도 일어나고 6시에도 일어나고…"
    ("지금 그 생활을 얼마 동안 하신 거예요?")
    "거의 5년?"

    7월에 시행되는 버스 기사 주 52시간제는 발등의 불입니다.

    주 52시간을 지키려면 현행 '격일제'근무를 '1일 2교대'로 바꿔야 합니다.

    현재 1만 8천명인 경기도 버스 기사의 절반인 9천 명이 더 필요한데, 7월까지 100% 충원하기는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실제로 위례신도시를 오가는 한 버스업체는, 하루 운행대수를 절반 가까이 줄일 수도 있다고 최근 경기도에 통보했습니다.

    [버스업체 관계자]
    "지속적으로 뽑고 있고 운전자를 양성하고 있는데도 운전 기사들이 없습니다."

    원래 신도시엔 트램 등 새 교통 인프라가 계획됐고, 입주민들은 1인당 1천2백만원꼴로 교통개선 부담금까지 냈습니다.

    하지만 위례신도시 트램은 앞으로도 최소 5년, 동탄 트램은 그 이상 기다려야 하고, GTX도 가장 진척이 빠른 A노선이 4년 뒤 개통, C노선은 7년 뒤에야 이용할 수 있고 B노선은 아직 타당성 조사도 안 끝났습니다.

    [권대중/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
    "3기 신도시가 12만 가구가 넘습니다. 2기 신도시와 3기 신도시가 어우러지면 수도권 지역은 교통대란이 날 수도 있습니다."

    이러다보니 그냥 내 차를 몰고 출퇴근 하는 사람도 꾸준히 늘어 도로 사정은 더더욱 나빠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국토부와 경기도는 시내버스 요금을 올려서 광역버스 증차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지만 출퇴근 전쟁을 해소하기엔 역부족으로 예상됩니다.

    MBC뉴스 이준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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